마이크로LED, 아이폰·아이패드로 확대될까 양산 어려워 시장 형성에는 시간 걸리지만…생산라인 구축 등 대비해야
김혜란 기자공개 2023-01-19 12:51:4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이후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이에 따라 세트(완성품)업체도 디스플레이업체도 디스플레이 패널의 진화 방향을 마이크로LED에 찍을 수밖에 없다.애플이 스마트워치에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스마트폰과 태블릿까지 확대하는 게 유력하다고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애플을 고객사로 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쟁점1:아이폰·아이패드에도? 단가경쟁력 확보 어떻게?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내년 가을 출시 예정인 애플워치 울트라에 처음 애플이 자체 제작한 맞춤형 마이크로LED를 적용한 뒤 향후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도 도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는 얼마나 영향이 있을까. 시장조사기관과 증권가에 따르면 애플이 생산하는 스마트폰 아이폰14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비중은 70%대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 비중은 20% 수준이다. 아이패드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30%대의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만약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와 같은 회사에서 공급받아 온 OLED 부품을 대체하는 애플 맞춤형 자체 설계 마이크로LED 기술을 개발한다면 디스플레이 외주 업체들의 전략도 변화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이를 두고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안팎에선 관측이 엇갈린다. 지금까지 도달한 마이크로LED 기술 수준으로 봤을 땐 OLED 패널을 대체해 대중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로LED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양산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단가를 맞춰내는 것이다. 마이크로 LED는 양산이 어려워 단기간 시장이 커지기란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쟁점2: 양산기술·단가경쟁력 확보 어떻게?
또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확실한 소구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LED는 OLED의 약점으로 여겨지는 화면잔상(번인)도 적고 휘도(밝기)도 더 높지만 그만큼 생산이 까다롭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TV 등 패널 크기가 커지면 생산이 더 어렵고 단가가 높아진다. 소비자들이 굳이 비싸게 주고 OLED를 대체해 마이크로LED가 탑재한 스마트폰을 쓸 만큼 메리트가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애플워치와 같은 작은 사이즈 제품에 적용되는 것과는 얘기가 다르다.
마이크로LED의 경우 휘도가 높은데, 이는 화면이 더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면을 밝게 표시하면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스마트워치의 경우 야외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마이크로LED가 적합하다. 그러나 휘도가 높으면 눈이 쉽게 피로해질 수도 있는 등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스마트폰으로 들어가는 건 시기상조"라며 "애플이 마이크로LED 기술을 얼마나 발전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워치용으로도 원하는 해상도가 나올지도 의문일 정도"라며 "대량 양산 기술이 없는 걸로 알고 단가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쟁점3: 공급망 구축은 어떻게?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LED로 대체된다면 애플이 직접 생산할까? 업계에선 마이크로 LED의 설계와 공정은 직접 개발한다고 해도 대량생산은 외주에 맡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러면 국내 업체들이 마이크로 LED의 위탁 생산을 맡게 될 수 있다. 애플은 현재도 아이폰의 경우 개발·설계만 하고 생산은 대만 협력사 폭스콘에 위탁한다.
다만 일각에선 애플의 이런 움직임이 미국 정부의 '탈아시아' 공급망 재편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라면 국내 기업들도 애플의 이탈을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워치의 자체 생산을 시작으로 점차 제품군이 확산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고객사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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