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풀무원, 자회사 자금 수혈 '곳간'이 마른다운전자본 부담 '잉여현금흐름' 적자, 투자 '연기·축소' 캐시플로우 개선 방점
박규석 기자공개 2023-01-26 07:40:11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14: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무원의 곳간이 마르고 있다. 국내외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회사 지원을 위한 지분 취득 등의 영향이 크다. 계열사 전반에 걸쳐 영업현금흐름을 넘어서는 자금 소요가 지속되고 있어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현금 창출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1984년에 설립된 풀무원은 풀무원그룹의 순수 지주회사다. 2008년 7월 인적분할을 통해 ㈜풀무원홀딩스로 출범하며 지주사 체제를 갖췄고 2014년 4월부터 현재 사명을 사용 중이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풀무원식품과 풀무원건강생활, 풀무원푸드앤컬처 등 7개 자회사를 통해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풀무원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료, 경영관리 수수료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신선식품과 건강식품, 단체급식 등은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중 핵심 자회사(지분 100%)인 풀무원식품의 경우 일본, 중국 등 해외법인을 거느리며 풀무원의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주 부문을 제외한 식품제조유통, 식품서비스유통, 해외 부문 등의 사업은 자회사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풀무원은 계열사가 필요로 하는 운영자금 지원 등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2018년 5월 풀무원식품과 풀무원푸드앤컬처에 각각 600억원과 50억원의 출자를 단행했다. 2020년에는 풀무원푸드앤컬처와 풀무원다논에 대여금 형태로 220억원 자금을 지원했다. 자금 수혈은 2021년에도 계속됐다. 풀무원푸드앤컬처와 풀무원건강생활, 풀무원샘물에 추가 출자가 진행됐고 각각 350억원과 100억원, 150억원이 투입됐다.
이러한 비경상적인 자금 소요는 풀무원의 현금 자산을 빠르게 감소시켰다. 2019년 이전까지 풀무원의 개별 기준 현금 및 예금의 평균은 99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2020년부터 감소했고 2022년 3분기에는 10억원까지 줄었다. 반면 차입금은 급증했다. 현금은 줄고 차입금은 늘면서 2021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1208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인 풀무원푸드앤컬처 등 일부 자회사의 대규모 손실과 국내외 시설투자 확대, 운전자본 부담 등이 겹치면서 계열사 전반의 재무부담은 가중됐다. 영업현금흐름을 넘어서는 자금 소요의 여파로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9년 말 5071억원 이후 매년 증가해 2021년 말에는 66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는 6934억원이다.
또한 국내외 생산설비 투자로 CAPEX(자본적지출)가 늘면서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16년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으로는 마이너스(-)1099억원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큰 적자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풀무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금 창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해 투자를 일부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단이 불가능한 투자를 포함해 사업에 필요한 투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연기 또는 축소할 예정이다.
영업기반의 현금 창출 차원에서는 해외법인의 수익성 제고에 집중한다. 만성적인 영업 적자를 탈출하는 게 핵심이다. 2021년 물류비 부담 증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영업손실 규모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매출 증대 등은 지속 중인 만큼 이를 활용해 턴어라운드를 실현시키는 게 목표다.
풀무원 관계자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투자는 연기 및 축소하는 방향의 투자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며 "향후 캐시플로우 개선 등을 통한 재무구조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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