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 테슬라, 현대차그룹에 미칠 영향은 지역별 판도 갈릴 것…미국 IRA 보조금 혜택 등 경쟁력 약화 우려
허인혜 기자공개 2023-01-20 07:38:12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쟁사가 가격을 인하하면 라이벌 기업은 무조건 타격을 받을까.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라이벌로 점찍은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며 양사간 경쟁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당연히 가격인하가 라이벌 기업에 미칠 나쁜 영향력이 클 것 같지만 지역별 전망으로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테슬라 점유율 65% 미국, 보조금 수혜에 가격 경쟁력 확대
테슬라의 가격은 그동안 우상향의 모습을 보였다. 가격인상이 시시때때로 이뤄지며 '싯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2022년에만 100만~300만원까지 수차례 가격이 인상됐다. 그랬던 테슬라가 이번에는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하폭도 적지 않다. 최대 20%다. 인하 대상 지역은 미국과 독일 등이다. 우리나라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가격 할인을 단행했다.
가격 인하의 배경은 재고 확대와 점유율 하락이다. 테슬라는 여전히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는 글로벌 1위, 미국 전기차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톱티어 기업이지만 전성기 대비 점유율은 크게 줄었다. 2020년 상반기만해도 79%를 기록했던 점유율이 작년까지 14% 떨어진 셈이다.
가격 인하 소식에 현대차와 기아가 받을 영향을 두고서도 지역별 전망이 갈린다. 가장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미국이다. 가격 하락폭이 가장 크다는 중국과 비슷한 데다 인플레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도 누릴 수 있어서다.
미국에서는 세단인 모델3·모델S,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Y·X을 대상으로 가격을 낮췄다. 가장 할인율이 높았던 상품은 모델Y인데 6만5990달러에서 5만2990달러가 됐다. 19.70%의 감소세다. 여기에 7500달러의 보조금 혜택을 제하면 최종 할인폭은 31%나 된다. 종전 6만5990달러였던 차를 4만5000달러 안팎에 살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과는 가격 경쟁력이 커진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제네시스의 전기차 모델 G80의 평균 신차 판매가격은 6만3064달러 수준이다. 보급형으로 통하는 아이오닉5의 경우 미국에서는 4만1450달러부터 판매가가 시작된다. 3500달러, 우리 돈으로 433만원만 더하면 아이오닉5 대신 테슬라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점유율 1%대 중국, 영향 제한적
반면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춘 중국에서는 오히려 현대차와 기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6~13.5%까지 낮췄다. 이달 6일 가격인하를 발표했는데 9일부터 15일까지 판매량만 동기 대비 76%가 늘었다. 테슬라만 두고 보면 변화가 크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는 일단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 자체가 1%대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2% 이상의 점유율을 꿈꿨지만 1.7%에 그쳤다. 전년(2021년) 점유율인 2~3%보다도 더 낮아진 수치다.
또 중국 시장에서 패권을 잡은건 테슬라나 현대차그룹이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다. 중국 소비자들은 자국 브랜드 소비 기조가 강하다. 가격도 비교가 어렵다. 대표적인 중국산 전기차 창청(GWM)의 전기차는 가격이 2000만원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등 다른 나라 대비 가격 인하의 수혜가 크지는 않다. 약 10% 수준의 인하율이다. 때문에 중국과 우리나라의 가격차이가 적지않게 벌어지는 중이다.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차종인 모델3의 가격은 중국에서는 420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본 모델을 6400만원부터 구할 수 있다.
또 테슬라가 꾸준히 차값을 올려왔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번 6~20%의 인하율이 가격 경쟁력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 가격은 이미 테슬라 대비 경쟁력이 있다.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인 G80이 경쟁 차종으로 꼽은 테슬라의 모델S는 1억2999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제네시스 G80의 가격은 8375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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