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2조 확보 SKC, 해외 동박 생산기지 구축 본격화 말레이시아·유럽 법인서 공장 설립 위한 유증...폴란드 공장 내년 상반기 준공
정명섭 기자공개 2023-02-01 10:49:0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필름·가공사업 매각으로 2조원대 현금을 보유하게 된 SKC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을 생산하는 해외 공장 설립·증설에 속도를 낸다. 올해 하반기에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2024년 폴란드 공장 가동, 2025년 북미 공장 2곳을 가동해 글로벌 동박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다. 말레이시아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현금창출능력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폴란드 동박 생산시설 증설 위해 1400억원 유상증자
SKC는 종속회사 ‘넥실리스 매니지먼트 유럽’ 법인은 최근 폴란드 동박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다고 공시했다. 총 1400억원 규모로, 주당 6만7227원의 무의결권 상환전환우선주 208만2500주를 신주로 발행했다. 이는 SKC 자기자본(2조2824억원)의 6.1% 수준이다. 신주는 특수목적법인(SPC)이 나눠 가진다.
넥실리스 매니지먼트 유럽은 SKC의 동박 투자사인 SK넥실리스와 유럽 법인 ‘SK넥실리스 폴란드’를 잇는 중간법인이다. 그동안 SK넥실리스는 SK넥실리스 폴란드를 직접 지배해왔으나, 이 회사의 지분 전량을 넥실리스 매니지먼트 유럽에 출자해 SK넥실리스→넥실리스 매니지먼트 유럽→SK넥실리스 폴란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앞서 SKC는 이를 말레이시아 법인에도 적용해 중간에 ‘넥실리스 매니지먼트 말레이시아’를 세워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를 산하에 두는 식으로 지배구조를 바꿨다. 설비 투자를 더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금은 작년 7월 SK넥실리스가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시 'E-모빌리티' 산업단지에 착공한 동박 생산공장 증설에 투입된다. SK넥실리스 폴란드는 지난해 5월과 8월에도 각각 1006억원,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폴란드 생산시설은 연 5만톤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총 9000억원이 투입된다. SKC는 내부적으로 2024년 상반기 준공,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C는 폴란드 공장이 유럽 지역의 핵심 생산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폴란드에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제조 공장이 모여 있어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제슈프 기술공대가 근처에 있어 인재 확보와 산학협력에도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도 유럽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해 2016년에 폴란드 브로츠와프 생산공장 건설을 시작했고, 2018년 상반기부터 가동했다. 2025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생산시설을 증설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말레이시아 공장에도 누적 6500억원 투입...올 하반기 가동
현재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도 동박 연 5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이는 SKC의 첫 번째 해외 공장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에는 현재까지 65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SKC가 2021년 7월에 처음 2550억원을 출자했다. 올해 하반기에 공장 가동이 목표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SKC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각각 한곳씩 동박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북미 공장까지 가동해 유럽과 북미, 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추는 게 SKC의 목표다.
앞서 SKC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공장의 생산능력을 당초 예고했던 5만톤보다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IRA상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원재료를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최소 40% 이상(2027년부터 80%) 조달해야 한다.
SKC는 지난해 전북 정읍에 동박 6공장을 완공한 이후 해외 생산시설 설립과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종속기업들의 유상증자액도 2021년 3분기 49억원에서 1년 새 908억원으로 1753%나 늘었다.
올해는 2조원대의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해외 공장 설립·증설에 관한 투자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SKC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255억원이다. 여기에 지난달 사모펀드운용사 한앤컴퍼니에 필름·가공사업을 1조5950억원에 매각 완료해 실탄을 확보했다. 필름·가공사업 매각에 더해 올해 하반기부터 말레이시아 공장이 가동되면 SKC는 높은 영업현금창출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는 SKC 전체 매출에서 동박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3%에서 올해 34%로 증가하고, 영업이익 비중은 37%에서 59%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동박 생산능력은 13만3000톤에서 24만9000톤 규모로 5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동박 공급능력 확대는 위험 요인이다. 중국의 지난해 말 동박 생산능력은 63만2000톤으로, 1년 전 대비 74.1% 늘었다. 중국의 후신 미쓰비시 머티리얼 등 주요 업체들은 지난해 9월 이후 생산시설 증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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