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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스맥, 유동성 리스크는 껐는데 지배력 불안 대두되나②현금자산 웃돌던 CB 잔액 감소…오너가 지배력 12.7%까지 하락 가능

서하나 기자공개 2023-02-03 10:42:02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스맥'의 주가 상승 국면을 맞아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스맥은 덕분에 유동성 리스크란 급한 불을 껐지만 지배력 불안은 오히려 커졌다. 최근 몇 년간 적자에도 연구개발(R&D)·투자를 늘리면서 유동성 지표가 악화했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스맥의 7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잇달아 행사됐다. 1월 한달간 청구권이 행사된 주식 수는 총 38만238주(6억3500만원 규모)다. 지난해 10월 기행사된 29만9401주를 포함하면 총 11억35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이는 전체 주식 수의 약 2.03% 규모다.

7회차 CB 청구권 행사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스맥은 2021년 10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CB를 발행하면서 표면·만기이자율을 모두 0%로 설정했다.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서 만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사실상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발행된 셈이다.

게다가 스맥은 지난해 10월 낮아진 주가를 반영해 청구권 행사가를 1788원에서 1670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기존 559만2841주였던 전환 가능 주식 수도 598만8023주로 늘었다. 최근 스맥 주가가 상승세를 맞이하면서 FI들이 더 많은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열렸다.

스맥은 그동안 주가 하락시 CB 풋옵션 행사에 따른 유동성 불안에 노출됐다. 100억원 규모로 발행된 7회차 CB 잔액은 1월 말 기준 69억원 수준이다. 7회차 CB에는 30%(30억원) 수준의 풋옵션 조건도 붙었다.

만약 주가 하락시 FI들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풋옵션 조항을 근거로 조기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스맥은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을 돌려줘야 하는 원치 않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게다가 스맥은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이 약 58억원에 불과했다. 자산총계(1979억원)의 약 3% 규모이자 단기차입금(607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2018년 말 현금성자산이 15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토막 났다.

반면 이 기간 타인자본의존도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2018년 말 129.02%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63%로 올랐다. 매입채무(276억원), 단기차입금(606억원), 전환사채(69억원) 등 부채 관련 항목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결과적으로 스맥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덜게 됐다. 또 CB가 주식으로 전환될수록 재무 건전성은 개선되는 구조다. CB는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만, 주식은 자본으로 인식된다. 청구권이 행사될수록 부채는 점점 줄고 자본은 점점 늘어나 부채비율은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된다.

또 하나 다행인 점은 스맥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에 파란불을 켰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12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70억원, 당기순이익 107억원 등을 거둬 약 5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스맥의 재정 악화는 지난 4년간 적자에도 선제적인 연구개발과 투자 비용을 늘린 데서 비롯됐다. 스맥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누적적자 약 445억원을 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스마트 팩토리, 제조로봇,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솔루션 개발, 해외 시장 확대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유동성 리스크란 발등의 불은 꺼지는 상황이지만 스맥은 최대주주 지배력 약화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만일 7회차 CB 물량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다면 신주 598만8023주가 시장으로 출회된다. 이 경우 최대주주 지배력은 12.17%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스맥의 최대주주는 2016년 별세한 이효제 회장의 부인인 전은진 부회장(1.87%), 전 부회장의 자녀인 이지운 이사(5.06%), 이다원씨(5.06%) 등 오너가다. 이들의 보유 지분율은 대략 14.37%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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