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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세종공업, 관계사 '세정'은 아군일까③동일품목 납품, 현기차 물량 경쟁…오너 지분 많은 세정만 ‘흑자’

이경주 기자공개 2023-02-08 07:32:26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16: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종공업은 구조적으로 사업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인이 있다. 박정길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또 다른 현대차·기아(이하 현기차) 협력사 ‘세정’이다. 세종공업은 머플러(MUFFLER)와 컨버터(CONVERTER)를 주력하고 있는데, 세정도 같은 품목이 주력이다.

경쟁자가 내부에 있다. 지배구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종공업은 지주사를 통해 오너일가가 간접 지배하고 있다. 상장사라 지배력도 희석돼 있다. 반면 세정은 박정길 부회장 등이 직접 지분을 들고 있고 비율도 70%에 가깝다.

두 회사 가운데 어떤 회사가 양질의 수주를 해야 오너에게 이익일까. 숫자로는 드러나고 있다. 최근 수년 새 세종공업은 적자였지만 세정은 흑자다. 세정은 배당을 통해 오너에게 직접 현금을 쥐어주고 있다.

◇1995년 설립, 승계 지렛대 회사…한 때 차남 몫 분류

세정은 1995년 설립됐다. 그룹 창업주인 박세종 명예회장이 세종공업을 1976년 창업했으니 이로부터 19년이 흐른 시점이다. 세정은 설립초기부터 자동차의 소음진동을 줄이는 부품인 머플러와 자동차의 환경유해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컨버터를 만들었다. 설립 5년만인 2000년 매출 500억원을 낼 수준이 됐으니, 세종공업으로부터 기술력과 영업망 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세정은 창업 2세로의 승계를 돕기 위한 목적이 강한 회사였다. 2000년말 기준으론 박세종 명예회장이 지분 30%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2007년 장남인 박정길 부회장이 지분 4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차남인 박정규씨는 42%로 2대주주가 됐다.

특히 2010년 박정규씨 지분율이 42.5%로 형(40.5%)을 앞서기 시작했다. 이때 박정길 부회장은 세종공업, 박정규씨는 세정을 물려받는 것으로 후계구도가 정해졌다는 추측이 나왔다. 다만 박정규씨가 2018년 11월 배임과 횡력, 도박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승계 무게추가 박정길 부회장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박정규씨는 보유했던 세종공업과 세정 지분을 점진적으로 처분했고 회사에서 맡았던 직책도 내려놓았다. 가장 최근 기록(감사보고서)인 2021년 말 기준으로는 박정길 부회장이 40.5%, 박정규씨 27.3%로 1, 2대주주로 있다. 3대주주는 세종공업으로 18.2%다. 자사주가 11.5%기 때문에 박정길 부회장 등의 실질 지배력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수십년 새 세정은 세종공업에 오히려 기술을 전수해주는 회사로 위상이 뒤바뀌었다. 세종공업은 분기보고서에 세정과 맺은 계약을 공개하고 있다. 2014년부터 신규차종에 필요한 머플러 제조기술과 설계 용역을 세정에 맡기고 있다. 통상 자동차부품은 신차용이 많이 남는데 신차대응을 세종공업이 아닌 후발주자 세정이 하고 있는 셈이다.

세종공업 주요계약 현황(사진:분기보고서)

◇코로나19 위기 때 흑자…두 형제 현금창구 역할

세정은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완성차 시장이 위축됐을 때도 흑자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2020년 매출 2360억원에 영업이익 3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도 매출 2273억원에 영업이익 28억원을 냈다.

반대로 세종공업은 매출이 조원대에 이르는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적자를 냈다. 2020년 매출 1조1827억원에 영업손실 6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매출이 1조5881억원으로 크게 뛰었지만 영업손실(41억원)이 지속됐다.


세정이 현기차를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양질의 수주를 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수치다. 관련해 박상길 세정 대표이사가 세종공업 사장(HQ총괄)직을 겸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전문경영인 뿐 아니라 박정길 부회장도 세종공업 대표이사와 세정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세정은 벌어들인 돈을 거의 모두 배당하고 있다. 2020년 당기순이익이 26억원이었는데 18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행이 69.9%다. 2021년엔 당기순이익 10억원에 17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161.8%다. 덕분에 두 형제는 2년 동안 약 24억원의 현금을 쥘 수 있었다.

세종공업도 적자 기간에 소규모 배당을 했다. 다만 오너일가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소량이라 실익이 적다. 세종공업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에스제이원으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32.46%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박정길 부회장이 8.55%, 박세종 명예회장이 2.16%를 보유하고 있다.

세종공업은 2020~2021년 총 27억원을 배당했는데 박정길 부회장 몫은 2억3000만원 수준에 그친다. 지주사 에스제이원은 결손금이 누적된 상태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에스제이원 최대주주는 박정길 부회장으로 2021년 말 기준 58.34%다. 이어 모친인 서혜숙 회장(27.78%)과 박정규씨(0.93%) 등이 주요주주다.

세정이 세종공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묻기 위해 세종공업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세종공업 22년.3분기 말 기준, 세정·에스제이원 21년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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