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우수정기 업은' 비츠로시스, 청약 흥행 성공할까④대주주 '브이에이치1' 배정분 30% 소화, 콜옵션 통한 지분 방어 계획
김소라 기자공개 2023-02-06 08:17:22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제어시스템 공급사 '비츠로시스'가 최대주주의 울타리 안에서 경영 정상화를 꾀하며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대주주 측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실제 청약 참여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목표치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비츠로시스는 현재 17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기존 발행주식수 대비 95% 규모인 2400만주를 신규 발행하는 내용이다. 주주청약 후 실권주는 미발행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브이에이치1'은 신주 배정분의 30% 취득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비츠로시스 관계자는 "최대주주 측에서도 납입 의지가 있고, 일반 주주에게도 청약 기회를 제공하고자 주주배정 증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향후 주가 변동에 따른 발행가액 조정 등 변수는 있겠지만 대주주 측 물량에선 실권주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주주 측 청약분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브이에이치1의 최대주주 '우수정기' 및 우수정기의 특수관계인 '우수AMS'도 지난달 기준 각각 11.10%, 4.97%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모두 고려한 실질적인 최대주주 측 지분은 42.30%에 달한다. 우수정기와 우수AMS의 청약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원군으로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될 경우 향후 청약 흥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자금 여력은 불확실 요인이다. 브이에이치1은 SPC(특수목적법인)이기 때문에 자체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다. 이번 유증 참여 자금도 최대주주인 우수정기로부터 차입해 마련할 계획이다. 비상장법인인 우수정기는 2021년 말 기준으로 31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측은 앞서 비츠로시스의 재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우수정기는 2020년 5월 브이에이치1을 통해 3자배정 유증에 참여하며 새롭게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비츠로시스는 회생 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대주주 손바뀜 등 지배구조 문제도 안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우수정기에서 조달받은 70억원의 유증 자금으로 자본 잠식 등 재무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대주주 측은 현재 경영에 직접 관여하며 회복을 이끌고 있다. 이기재 우수정기 대표가 2020년 10월부터 비츠로시스 대표를 겸임 중이다. 기존 전력제어시스템 구축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정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양사는 직접적으로 협업하는 비즈니스는 없다. 하지만 순수 제조기업인 우수정기의 인프라를 활용, 비츠로시스의 제품을 양산하는 방향으로의 협업 등은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지배력 방어 노력도 견지하고 있다. 앞서 작년 12월 발행한 11회차, 12회차 전환사채(CB)에 각각 35%, 50%의 콜옵션(매도청구권) 조건을 걸어뒀다. 비츠로시스가 직접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방향이 아닌, 대주주 등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내부적으로 콜옵션 행사 관련 법무 검토를 받고 있다.
비츠로시스 관계자는 "이전 오너십 아래 문제가 됐던 것은 도덕적 해이와 이로 인한 잘못된 투자 판단 결정이었다"며 "현 경영진은 비츠로시스가 지난 30년 넘게 해오던 정부 대상 자동제어시스템 공급 사업을 다시 일으키는데 집중하고 있고, 이번 유증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당장 이사진 재편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이 대표를 비롯해 황태선 기타비상무이사, 류덕식 사외이사 3인 체제로 이뤄져 있다. 이 중 황 이사와 류 이사는 각각 세무법인과 회계법인에 적을 두고 있고, 비츠로시스에선 경영자문 역할만 하고 있다. 대주주 변경 초기 사업적 측면에서의 이사진 충원 등도 검토했으나 컴팩트한 구성을 가져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무리한 이사 충원으로 경영에 혼선을 주는 것 보다 연구개발(R&D) 인력 등을 더 보강하는 방향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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