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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이 TPD 바이오텍을 찾는 이유 항암·CNS 분야에서 시너지 기대…합종연횡 협업관계 가능

임정요 기자공개 2023-02-06 13:13:5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깃단백질분해(Targeted Protein Degrader·TPD) 기술은 합성신약에 기본을 두고 있어 전통제약사가 뻗어나가기 좋은 차세대 분야다. 제약사들이 이해하기 편한 신기술인 동시에 이론적으로 기존 저해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제약사들이 TPD 기술을 가진 바이오텍과 협업관계를 맺는 이유다.

국내에선 작년부터 TPD 분야 바이오텍과 전통제약사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핀테라퓨틱스와 대웅제약, 업테라와 보령이 협업을 발표했다. 각각 항암신약과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를 연구하기 위함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시작해서 추후 기술이전 계약으로 진행할 수 있는 옵션이 걸려있다.

◇TPD 내에서도 다양한 모달리티 존재…벤처와 협업 통한 '윈-윈'


기존 저분자물질 저해제는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붙어 기능의 활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의도한 위치에 달라붙게 만들어야 하며 결합할 위치가 마땅치 않은 단백질은 타깃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TPD 물질은 단백질 자체를 분해시켜 없애버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약이 듣지 않던(Undruggable) 타깃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 받는다.

한 주요제약사 연구소장은 "TPD는 합성신약 방면의 회사들(제약사)이 조금 더 쉽게 접근 가능하다"며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바이오텍과 손을 잡는 이유는 나름대로의 노하우나 기본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몸집이 큰 제약사가 실험적인 연구영역에 도전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 때 기술을 가진 벤처회사와 협업하면 비교적 빠르고 적은 위험부담으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 반대로 벤처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동물실험 등에서 제약사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어 '윈-윈'이다.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는 "이론상 분해(Degradation)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는 분야가 항암과 중추신경계질환(CNS)"이라며 관련 연구를 하는 제약사일수록 TPD 기술에 관심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산하 업테라 CBO는 "TPD안에서도 '프로탁', '글루', '샤페론 매개 분해', '오토파지 분해' 등 여러 모달리티가 있다"며 "프로탁의 비중이 여전히 크긴 하지만 제약사들은 다양한 바이오텍과의 협업을 통해 복수의 모달리티를 탐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 중 특히 대웅제약과 녹십자는 TPD 바이오텍에 FI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끈다. 대웅제약은 핀테라퓨틱스 시리즈 B 라운드에 20억원을 투자했고 녹십자는 사이러스테라퓨틱스 시리즈 B 라운드에 5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에는 앞서 언급된 회사들 외에도 오름테라퓨틱, 프레이저테라퓨틱스, 이노큐어테라퓨틱스, EPD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의 TPD 바이오텍이 있다. 이 중 오름테라퓨틱이 유일하게 임상 1상을 시작한 상태다.

◇가장 앞선 곳 임상 2상 진행 중…글로벌에선 2조원 규모 계약도

타깃단백질분해 기술은 1960년대 '오토파지(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의 첫 관찰에서 발원했다. 1990년대에 오토파지와 관련된 유전자가 규명됐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오토파지에 있어서 '유비퀴틴'의 역할이 알려졌다. 2004년엔 유비퀴틴을 활용한 단백질분해를 연구한 과학자들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2010년도부터는 이 개념을 활용한 '프로탁' 또는 '몰레큘러글루(분자접착제)'를 이용한 신약 연구가 시작됐다.

한 TPD 바이오텍 대표는 "일반적으로 프로탁이란 2개의 라이간드(저해제)를 하나의 링커로 연결시킨 형태다"며 "이 때 저해제는 각각 '유비퀴틴'과 '프로테아좀'인데 예들 들어 고속도로에서 견인해야하는 차량(타깃단백질)에 딱지(유비퀴틴)를 붙이면 렉카(프로테아좀)가 와서 치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3라이게이즈라는 효소가 유비퀴틴이 단백질에 붙게끔 한다.

세포에는 600개 이상의 E3라이게이즈가 존재하지만 신약에 연구되고 있는 것은 CRBN, VHL, IAP, MDM2, AHR, DCAF16, RNF114, RNF4로 총 8개 정도다. 그 중 임상개발되고 있는 것은 CRBN, VHL 뿐이다. IAP, MDM2, AHR은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이 되고 있으며 그 외엔 최근 연구를 시작했다.

업계에선 신규 E3라이게이즈 발굴이 TPD 임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입장도 나온다. 다만 이 같은 연구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부에선 이미 규명된 E3 라이게이즈를 우선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반 스몰몰레큘의 3배에 달하는 물질사이즈를 작게 줄이는 것도 관건이다. 개별 회사마다 연구개발을 통한 개념검증(PoC)이 필수다.

글로벌단에서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아비나스, 키메라, 누릭스, C4테라퓨틱스 등이 선두에 있다. 아비나스가 전이성유방암, 전립선암에 대해 각각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고 나머지 회사들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빅파마는 TPD 바이오텍과 협업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2021년 7월, 8월에 연달아 체결된 화이자의 아비나스 기술도입 건이나 바이엘의 비비디온 인수 건은 각각 최종 딜 규모가 2조원을 상회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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