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7조' 쓰는 에코프로비엠, 자금조달 방안은①SK이노 출신 김장우 부사장이 전략 총괄…4.5조 차입, JV 및 FI 유치 계획
고진영 기자공개 2023-02-08 08:37:4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3: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급격히 팽창 중인 에코프로그룹에서 가장 어깨가 무거운 계열사는 '캐시카우' 에코프로비엠이다. 5년 뒤 그룹사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에서 에코프로비엠이 짊어진 몫이 90%에 이른다. 목표에 도달하려면 생산능력 확대가 필수적인 만큼 자금조달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장우 부사장이 분주해졌다.에코프로비엠이 2027년까지 계획해둔 설비투자(CAPEX) 규모는 7조1000억원에 육박한다. 매년 1조4000억원 수준의 출혈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금창출력은 충분할까. 작년 3분기 연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864억원, 연간으론 3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가파르게 EBITDA가 늘어나는 추세긴 하지만 운전자본 부담을 생각하면 사실상 투자비용 대부분은 외부자금을 끌어와 채워야 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이중 4조5000억원을 은행차입과 정책자금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합작법인(JV)를 설립하거나 FI(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1조8000억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는 EBITDA로 충당한다.
합작법인(JV)의 경우 이미 삼성SDI와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한 경험이 있다. 지분율은 에코프로비엠이 60%, 삼성SDI이 40%를 각각 가졌다. 업계 관계자는 “JV를 성공시키는게 상당히 어려운데 에코프로이엠이 연착륙하면서 내부에서 자신감이 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에코프로이엠은 현재 6공장(CAM6)을 가동하고 있다. 7공장(CAM7) 공사도 조기 완료했으며 신규증설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다.
투자를 위한 조달 전략을 총괄하는 것은 SK이노베이션 출신인 김장우 부사장(사진)이다.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이노베이션에서 금융·IR·자금·재무 등 업무를 두루 경험했으며 지난해 3월 에코프로비엠 CFO로 영입됐다.
김 부사장과 에코프로비엠 실무진 사이에도 이미 업무적으로 친분이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이 에코프로비엠의 주요 고객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 부사장이 SK이노베이션에서 근무할 때 미주·유럽 진출 사업을 담당했다는 점이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에코프로비엠으로 이동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의 합류 이후 에코프로비엠은 유상증자로 대규모 실탄을 확보하는 성과가 있었다. 2016년 에코프로에서 분할 설립된 이후 영업현금흐름을 웃도는 투자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숨통을 틔웠던 유입이다.
유상증자로 들어온 자금 6246억원(발행비용 제외) 중 4700억원은 종속회사인 에코프로글로벌 출자금으로 배분된다. 나머지 320억원은 채무상환, 1226억원은 운영자금에 쓰기로 했다. 계획과 비교해 실제 사용내역을 보면 작년 9월 기준으로 2083억원이 남아있었다.
구체적으로 에코프로글로벌에는 출자가 예정된 금액 중 890억원을 사용했다. 운영자금의 경우 계획보다 1700어원가량 초과 집행돼 2953억원이 나갔다. 고객사 수요가 늘고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운전자본도 덩달아 불어난 탓이다. 그만큼 에코프로글로벌 몫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증 자금 대부분을 가져가는 에코프로글로벌은 에코프로비엠이 해외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작년 3월 설립한 해외법인이다. 김장우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키를 잡았다. 이미 양극활물질 공장건설 등 헝가리에 투자를 본격했고 북미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해외 진출이 특히 중요해진 것은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이어 유럽 원자재법(RMA)까지 추진되면서 경쟁사보다 생산거점을 빨리 확보해야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국면이 됐다. 올해부턴 유럽과 북미 생산기반 확장을 위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자금소요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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