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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K반도체·소부장]강두홍 아스플로 대표 "캐파 3000억 수준까지 늘린다"②현재 1800억 수준,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증설…中 반도체 니치마켓도 공략

조영갑 기자공개 2023-02-03 12:43:53

[편집자주]

올해 반도체 전방산업의 불황이 예고된 가운데 생태계 일원인 소부장 중견기업들은 이 파고를 넘을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코리아2023'을 통해 K반도체·소부장 기업들이 갈고 닦은 신기술과 전략 제품, 그리고 그들의 항로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약 1800억원(매출액 기준)으로 설정돼 있는 캐파(capa)를 순차적으로 3000억원 수준까지 올리고,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겠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세미콘코리아 2023' 부스에서 만난 강두홍 대표(사진)는 아스플로의 향후 화두를 '캐파 확장'으로 제시했다. 올해 글로벌 장비사 양산 퀄(품질인증)을 획득하면 고객사 대응 물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한 계획이다. 아스플로의 강점인 '가성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생산원가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2001년 아스플로를 설립한 강 대표는 국민대 금속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진일특수, EP연구소 등에서 금속재료를 연구한 EP(ElectroPolished Pipe·전해연마 파이프) 전문가다. 미국, 일본 등이 주름잡던 반도체 EP 시장에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국산 EP를 진입시킨 장본인이다. 아스플로의 EP는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국가 100대 핵심 전략품목이다.

아스플로의 강점은 독자적 폴리싱 기술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이다. 공정 효율화를 통해 타이트한 생산원가 관리를 하는 제조사로 명성이 높다. 일본 후지킨(fujikin) 등 경쟁사들에 비해 공급단가가 약 30% 가량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품질력은 글로벌 톱티어 수준이다. 강관이나 부품 내부에 크롬산화층을 만들어 내부 부식을 방지하고, 파티클이 발생하지 않아 반도체 공정 케미컬, 가스 등을 안전하게 딜러버리할 수 있다. 원가 싸움을 하는 파운드리 고객사 입장에서는 쓰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현재 경기도 화성시의 본사 설비를 비롯해 베트남 호치민에 가공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은 가공 공정 일부를 전담하는 방식으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데, 원가를 낮추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본사 설비를 비롯해 베트남 공장은 현재 1800억원 캐파 수준으로 설정돼 있지만, 아스플로는 순차적으로 라인을 늘려 2025년까지 3000억원 캐파 수준으로 증설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화성 공장은 유휴공간이 확보돼 있어 최대 3000억원 캐파까지 증설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신공장을 신축해야 한다"면서 "2025년까지 캐파업을 달성하고, 총 매출액 2500억원 가량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 금속가공 제품 생산의 경우 BEP(손익분기점)를 돌파하기 전까지 제조원가가 생산능력과 정비례하게 상승하다가 그 이후 원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사실상 이때부터가 '이익률 싸움'이다. 여기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면 제조원가가 하락하고, 이익률이 올라간다. 아스플로 역시 77%~80%로 설정(지난해 3분기 말)돼 있는 매출원가율을 캐파업과 제조 효율성 강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하락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상대적 저가 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전제다.

강 대표는 "미국, 일본의 제품에 의존하던 것을 우리가 국산화했기 때문에 큰 시각으로 보면 무역적자 폭을 해소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가 경쟁사 대비 30%를 내리면 미국, 일본 제품 역시 같이 내려가고, 부품을 채택하는 메인장비 업체 역시 이익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스플로는 이 공적으로 2018년 산업포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아스플로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반도체 시장도 두드린다. 현재 아스플로의 수출총액 중 중국의 비중은 약 15% 가량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제품은 IRA(인플레이션법안)과 관련해 중국이 도입하기가 힘들고, 일본 제품 역시 정서상 거리가 있는데 이 니치마켓(틈새시장)을 아스플로가 선점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굴기'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엔데믹 이후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거대 시장이다.

강 대표는 "품질은 유지하되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떨어뜨려 중국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면서 "중국 반도체 업계는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 맞서 자국제품 조달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하이엔드급 제품을 만들기에는 기술력이 뒤쳐지기 때문에 우리에게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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