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상장 재추진 전제조건 '카카오뱅크 주가 3만원'자산총액 카뱅의 3분의 1…공모가 하단 마지노선 1만원 설정
강철 기자공개 2023-02-07 10:53:11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가 지난 1년간 추진한 기업공개(IPO) 절차를 철회했다. 다만 국내 유일의 피어그룹(peer group)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3만원 이상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다면 곧장 재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3만원은 케이뱅크의 자산총액이 카카오뱅크의 3분의 1인 수준인 점에 주목한 기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3만원 이상에서 형성돼야 케이뱅크 주요 주주가 상장 마지노선 가격으로 설정한 최소 1만원의 공모가를 확정할 수 있다.
◇심사숙고 거듭했으나 결국 중단
케이뱅크는 지난 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주관사를 선정해 IPO를 추진하기 시작한 지 약 1년만에 철회를 공식화했다. 중단과 관련한 내용은 NH투자증권과 JP모간을 위시한 국내외 주관사단과도 공유했다.
상장 철회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케이뱅크와 주관사단은 작년 9월 20일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음에도 해가 넘어가도록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급격하게 침체된 증시와 이로 인해 불안정해진 수급을 감안해 공모 시점을 계속 미뤘다.
그 사이 심사 효력이 만료되는 올해 3월이 임박했다. IPO를 완주하려면 3월 20일 전에 수요예측을 포함한 모든 공모 절차를 마쳐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하기 위해선 오는 10일까지 관련 절차를 끝냈어야 했다.
케이뱅크의 심사숙고는 피어그룹(peer group)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케이뱅크가 IPO 추진을 공식화한 2022년 2월 당시 5만원 선을 유지하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10월 1만6000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가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최소 5조원의 공모가 시가총액을 확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작년 11월부터 빠르게 반등하고는 있으나 케이뱅크가 원하는 밸류를 맞추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공모 중단을 결정하긴 했으나 케이뱅크의 IPO 여정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앞으로 업황을 지켜보며 재상장 추진 시점을 조율할 예정이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NH투자증권, JP모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 기존의 주관사단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라는 명확한 국내 피어그룹이 존재한다"며 "시가총액이 큰 외국계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기업가치를 만회해보려 했던 시도가 무색해질 정도로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폭이 원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상장을 중단하긴 했으나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는 한국거래소와 어느 정도 얘기를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케이뱅크가 다시 예비심사를 청구한다면 거래소에서 최대한 빠르게 승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산총액 '카뱅 40조 vs 케뱅 15조'
케이뱅크가 IPO를 재추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경영진과 주주가 기대하는 가격을 어느 정도 회복한 후 일정 기간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야 재추진의 명분이 생긴다.
케이뱅크와 주관사단은 이 기대 주가를 3만원으로 잡았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3만원을 넘어선 후 최소 2~3개월 정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다면 다시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3만원은 케이뱅크가 주주가 생각하는 공모가 하단 저항선과 자산총액 규모를 종합적으로 감안한 가격이다.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 케이뱅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는 용인할 수 있는 공모가 마지노선을 1만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자산총액은 약 15조5400억원이다. 같은 기간 40조8400억원인 카카오뱅크의 3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최소 3만원 이상에서 움직여야 케이뱅크가 마지노선인 1만원 이상의 공모가를 노려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최근 주가 흐름은 양호하다. 작년 10월 28일 1만5800원까지 떨어졌던 종가는 지난 3일 3만원에 근접한 2만8850원까지 올랐다. 3개월만에 2배 가까이 오른 지금의 상승 추이가 계속 이어진다면 올해 상반기 중에 충분히 재상장에 나설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케이뱅크도 카카오뱅크처럼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가치를 매길 예정이라 피어그룹과의 자산총액 비교치가 중요한 밸류 기준일 수밖에 없다"며 "케이뱅크가 재심사를 받는다면 거래소도 카카오뱅크와의 비교치를 주목해서 볼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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