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Tracking]배진한 삼성중공업 부사장의 '공격적' 가이던스③2018년 CFO 선임 후 첫 흑자 전망, '매출·수주' 전망치 최대 규모
양도웅 기자공개 2023-02-09 07:36:55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6: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진한 삼성중공업 부사장이 2018년 말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경영지원실장에 앉은 이후 회사의 가이던스 항목은 '매출'과 '수주'로 고정됐다. 과거 어느 해는 매출과 수주를, 또 어느 해는 매출과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을 전망한 데에서 안정화됐다.다만 영업이익은 가이던스에 포함되는 해도 포함되지 않는 해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변동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이익 전망이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령 영업이익 전망치를 밝혀도 일회성 비용 탓에 높은 오차율을 기록할 수 있다. 2021년 5월 삼성중공업은 7600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한다고 공시했다. 실제 그해 영업적자는 1조3120억원이었다. 오차율은 73%였다. 후판 가격 상승 선반영, 재고자산 평가손실 발생 등 일회성 비용 때문이었다.
2021년 기록한 오차율 73%는 역대 최대 오차율이었다. 이듬해인 2022년 삼성중공업이 가이던스에서 영업이익을 다시 제외하고, 매출과 수주 전망치만 제시한 것도 직전해의 높은 영업이익 오차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가이던스에 영업이익을 다시 포함하고 9년 만에 흑자를 제시하자 시장에서는 '공격적' 가이던스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 2000억원을 전망했는데 2014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2000억원을 제시한 이후 첫 흑자 전망이다.
올해 매출과 수주 전망치는 각각 8조원, 95억달러로 두 전망치 모두 배 부사장이 경영지원실장에 앉은 이후 기준으로 최대 숫자다. 그만큼 올해 실적에 자신감을 표한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 목표도 FLNG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FLNG는 천연가스 액화·저장·하역설비로 삼성중공업의 강점 중 하나다. 회사는 올해 LNG운반선 수주 감소를 FLNG 수주로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배 부사장이 경영지원실장으로 6년차, 사내이사로 5년차를 각각 맞는 해다. 삼성중공업은 대표이사와 경영지원실장, 조선소장 등 3명의 임원을 사내이사로 선출하는데 배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가장 오랫동안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배 부사장에 대해 "삼성에버랜드 경영지원팀장,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경영지원 팀장을 역임한 재무·회계 전문가"라고 평가한 바 있다. 배 부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지난해에 후판 가격과 인건비 관련한 비용을 선반영했는데, 이러한 결정이 올해 흑자 전환에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된다.
실적 전망과 경영 계획, 가이던스 제시 등은 배 부사장이 이끄는 경영지원실 산하의 경영기획팀과 재무팀 등에서 실무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배 부사장은 경영지원실장에 선임되기 직전에 경영기획팀장으로 1년 가량 근무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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