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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K반도체·소부장]유승교 위드텍 대표 "불황 대비 R&D투자 더 늘린다"②5~7% 수준 연구비 꾸준히 투입, 올해 고객사 데모장비 다양하게 출시…CAPEX 투자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3-02-09 07:08:17

[편집자주]

올해 반도체 전방산업의 불황이 예고된 가운데 생태계 일원인 소부장 중견기업들은 이 파고를 넘을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코리아2023'을 통해 K반도체·소부장 기업들이 갈고 닦은 신기술과 전략 제품, 그리고 그들의 항로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광양회(韜光養晦)',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의 유훈으로 알려진 사자성어다. 칼을 칼집에 넣어 칼빛이 빛나지 않게 감춘다는 의미로, 티나지 않게 묵묵히 실력을 기르며 때를 보는 사람이나 세력에 빗대는 말이다. 현 중국의 리더 시진핑 주석 역시 이 말을 인용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세미콘코리아 2023' 전시장에서 만난 유승교 위드텍 대표(사진) 역시 반도체 업계의 불황을 대비하는 회사의 태도를 '도광양회'에 빗댔다. 위드텍은 반도체 공정 클린룸에서 발생하는 극미세 불순물이나 인체 유해가스를 측정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공하는 장비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유 대표는 "불황이 예견될 때는 R&D(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면서 "반도체 불황은 반드시 싸이클을 타고, 활황 국면으로 전환되는데 그때가 각 기업의 본 실력이 나오는 때"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뼛속까지 연구자의 풍모가 완연한 경영자다. 실제 그는 경북대 화학과 학사, 한양대 화학과 박사, 경희대, 서울산업대 연구교수 등을 거치며 오랫동안 연구실 밥을 먹은 유기화합물 전문가다. 환경분야 벤처인 에이스랩 연구소장을 거쳐 2003년 위드텍을 창업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나왔다. 2006년 삼성전자 정식협력사 등록을 이끌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도 위드텍은 R&D의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위드텍은 타 장비사 대비 매출액 볼륨이 크지는 않지만, 독자적인 기술력과 타이트한 원가관리의 덕을 톡톡히 보는 알짜기업이다.

2019년 매출액 589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에 이어 2020년 매출액 556억원, 영업이익 88억원, 2021년 매출액 683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매출액 433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기록했다. 등락은 있었지만 4회계연도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20%에 이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우수해 유보율만 2044% 수준이다.

현금 창출력에 대한 자신감과 유 대표가 직접 이끄는 연구역량을 토대로 올해도 총 매출액의 5~7% 이상을 R&D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위드텍의 경상연구개발비는 32억원 수준이다. 매년 약 40억원 씩 R&D에 투입하고 있다. 절대적인 액수는 크지 않지만, 위드텍이 500억~6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음을 감안하면 'R&D 강소기업'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2021년에는 총 매출 대비 9.4%를 썼다.

유 대표는 "올해 역시 R&D에 투자를 확대해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 프로세스 데모용 장비를 다양하게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오히려 예년보다 경상연구개발비를 더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드텍은 올해 기존 국내 고객사에 더해 대만 및 일본 등 파운드리 업체에 데모(demo) 장비를 공급해 고객사 군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탑티어 파운드리 TSMC, UMC 등과 일본 연합체 IDM '라피더스'도 잠재 고객군이 될 수 있다.

위드텍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환경 검측 분야 역시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기업들의 중대재해처벌법 기준이 강화되면서 ESG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드텍은 클린룸 내 대기-공정프로세스 내 검사-외부배출 공기 검사 등의 토탈 프로세스 검사를 수행하는 기업이다. 강화된 환경 기준에 따라 케미칼의 정화 처리를 검사하는 시스템을 산업현장에 제공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대형 CAPEX(자본지출) 투자의 의향도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평택을 중심으로 극나노 설비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생산능력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유 대표는 "평택 혹은 안성 쪽에 설비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부지는 매입해 놓은 상황이며, 실제 제조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공장을 추가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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