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Q&A 리뷰]시장은 왜 삼성전기 'MLCC 출하량'에 집착할까매출 비중 1위 사업...최근 수요 감소로 공장 가동률 65%로 '뚝'
양도웅 기자공개 2023-02-10 07:25:03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5: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회로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안정적인 전기 흐름을 필요로 하는 전자 기기라면 꼭 탑재해야 부품으로 스마트폰에 1000여개, 전기차에 3만여개, 통신 기지국에 1만6000여개의 MLLC가 들어간다.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리는 이유다.삼성전자에 IT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에서도 MLCC의 존재감은 크다. MLCC를 제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는 광학통신 사업부와 패키지 사업부보다 높은 매출 비중을 자랑한다. 가령 올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684억원 가운데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은 42.3%(8331억원)로 매출 비중 1위를 이어갔다.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의 9할 이상을 차지하는 게 전자 산업의 쌀인 MLCC다. MLCC가 삼성전기 실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인 셈이다. 이런 까닭에 매분기 열리는 실적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IR)에서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은 MLCC로 모아진다.
지난해 4월 열린 2022년도 1분기 실적발표 IR부터 지난달 말 열린 2022년도 4분기 실적발표 IR까지, 질의응답 순서에서 주인공은 MLCC였다. 구체적으로 당분기 MLCC 출하량과 재고, 평균 판매단가(ASP), 그리고 향후 전망은 어떤지가 늘 첫 번째 질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MLCC에 대해선 항상 추가 질문이 뒤따랐다. 최근 실적발표 IR에서 MLCC 관련 추가 질문 2개 중 1개가 '4분기 MLCC 가동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 같은데 회복 예상 시점은?'이었다. 첫 번째 질문이 MLCC 출하량인 점을 고려하면 생산량과 판매량에 대한 질문이 반복된 것이다.
이러한 MLCC 출하량에 대한 계속된 질문은 MLCC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게 첫 번째 이유이지만 최근 전방산업 악화로 MLCC 수요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점을 시장은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실적발표 IR의 사회를 맡은 김태영 기획팀장·상무는 "경기둔화에 따른 세트 수요 회복 지연과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된 영향으로 IT 산업용 MLCC 공급이 감소하며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4분기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29%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다른 사업부인 광학통신 사업부 매출은 16% 감소했고, 패키지 사업부 매출은 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이 19% 감소하는 데,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컴포넌트 사업부의 공장 가동률도 65%로, 전년동기 대비 30%포인트(p) 떨어졌다. 수요 사이클의 하강 국면으로 평가받았던 2019년의 69%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컴포넌트 사업부 공장은 부산과 중국, 필리핀에 있는데 특히 범용 MLCC를 생산하는 필리핀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당분간 삼성전기가 주가 관리를 위해선 투자자들에게 MLCC 수요 회복 전망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뜻한다. 지난해 2월 17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7일 현재 14만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1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김 팀장은 "2023년 MLCC 시장은 IT용 수요는 불확실성이 예상되나 전장용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생산성 향상과 운용 효율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특히 전장용 MLCC의 경우 150도 보증 고온 제품과 200V 이상 고압 제품 라인업을 추가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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