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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약물로 보는 K-신약 개발]당뇨약에서 비만약으로, 대웅제약의 '엔블로' 활용법④SGLT-2 억제제에 식욕억제제 결합...상반기 임상 2상 진입 예정

홍숙 기자공개 2023-02-10 13:08:17

[편집자주]

글로벌제약회사의 약물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널리 처방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미충족의료수요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들 약제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유사한 기전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와 함께 임상 현장에서 약제를 처방하는 임상의들의 의견을 통해 글로벌 신약의 가치와 국내 R&D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한 SGLT-2 억제제에 식욕억제물질을 더해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DWP306001'로 2020년 연구가 시작돼 상반기 국내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DWP306001은 작년 11월 당뇨약으로 허가를 받은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에 식욕억제제 물질을 더한 비만 파이프라인이다.

엔블로는 이미 품목허가를 받았고 식욕억제제 역시 이미 처방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 임상 데이터는 확보한 상황이다. 올해 국내 임상 2상을 통해 체중감량 등을 비롯한 효능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하는 엔브렐, 식욕억제제 더해 비만약으로 변신 중

SGLT-2 억제 기전을 가진 당뇨병치료제 엔브렐은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앞서 글로벌 시장에서 SGLT-2 억제 당뇨 시장을 주도했던 약물은 포시가와 자디앙이 있다. 해당 약물은 비만치료제로 사용되지 않지만 체중감소 증상이 복용 환자에게 나타난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SGLT-2 억제제가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는 임상현장의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미 여러 후향적 임상 연구에서 SGLT-2 억제제는 혈당강하와 함께 체중감소도 함께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실제 처방 환자들을 살펴봐도 절반 이상은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SGLT-2 억제제 체중감소 효과와 식욕억제제를 더해 비만치료제 개발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한 엔브렐의 경쟁약물로 꼽히는 포시가와 자디앙의 국내 물질특허가 각각 2023년, 2025년에 만료됨에 따라 엔브렐은 저가 경쟁력으로 무장한 제네릭(복제의약품)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대웅은 비만 등 당뇨 외 적응증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당뇨 시장에서 SGLT-2 억제제는 제네릭이 가세하며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웅이 엔브렐로 시장에서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해선 당뇨 외에 다른 적응증에서 효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SGLT-2 억제제의 체중감소 효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식욕억제제를 더해 비만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 센터장은 "SGLT-2 억제제는 체중감소 효능이 두드러지나 (일부 환자들은) 소변 속 포도당 배출에 따른 체중감소에 대한 보상작용이 일어난다"며 "이로 인해 음식물 섭취가 증가해 체중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보상작용은 식욕억제제를 더해 보상성 음식물 섭취를 억제해 두 약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비만약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구제형으로 치료중단률↓...대사질환에서도 효능 기대

DWP306001의 경쟁약물로는 삭센다와 위고비 등 GLP-1 유사체를 근간으로 하는 비만치료제다. 현재 GLP-1 유사체인 위고비와 GLP-1·GIP 이중 작용제인 마운자로가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 모두 주사제형이라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경구 제형으로 복용이 가능한 SGLT-2 억제제가 GLP-1 유사체보다 치료 중단률이 낮다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

박 센터장은 "현재 시판되고 있는 비만치료제들은 안전성 우려와 (주사제형으로 인한) 장기 투약이 불가한 미충족의료수요가 있다"며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예방 및 치료, 신기능 개선 등 당뇨 치료 효능 외 부가적인 이점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SGLT-2 억제제로 시장에 출시된 자디앙과 포시가는 당뇨 뿐만 아니라 심부전에도 효능을 입증하며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대웅은 SGLT-2 억제제 경쟁자로 꼽히는 두 약물과 차별화하기 위해 비만으로 적응증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박 센터장은 "DWP306001은 식욕억제제 용량을 줄여 오남용을 줄이고 심장, 신장, 당뇨, 간개선에 효과가 있는 SGLT2 억제제와 조합한다"라며 "이로써 체중감소와 대사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물질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대사증후군의 개선 효과 및 안전성을 겸비한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대웅은 DWP306001의 임상 2상을 위해 올해 상반기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면 임상 3상은 2025년에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웅제약의 신약개발은 박준석 신약개발센터장이 이끌고 있다. 박 센터장은 서울대학교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6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25년여간 회사의 주요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04년 대웅제약 신약연구실 프로젝트 리더를 시작으로 이중표적사업팀 팀장, 신약탐색팀 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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