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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약물로 보는 K-신약 개발]비만약 패러다임 바꾼 '삭센다' 급부상한 '마운자로'①글로벌 비만치료제시장 46억달러로 성장 전망, 한미·유한·대웅 등 도전장

홍숙 기자공개 2023-02-08 13:15:57

[편집자주]

글로벌제약회사의 약물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널리 처방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미충족의료수요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들 약제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유사한 기전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와 함께 임상 현장에서 약제를 처방하는 임상의들의 의견을 통해 글로벌 신약의 가치와 국내 R&D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만은 당뇨 등 다른 내분비질환을 야기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넘어 약물로 관리가 필요한 환자가 늘고 있어 관련 치료제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리서치(Research and Research)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6년 46억 달러(5조8406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향정신성 약물이 주도하던 비만치료제 시장은 삭센다의 등장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4년 삭센다를 비만치료제로 승인했다. 삭센다는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리라글리투드 성분을 이용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기전을 가진 약물이다. 해당 약물은 인슐린과 글루카곤 분비를 자극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삭센다는 출시와 동시에 비만치료제 시장을 석권하며 2019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이후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를 내 놓으며 비만치료제 왕좌를 지키기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가 올해 FDA로부터 비만치료제로 승인 받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초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 '삭센다'...비만치료제 시장 석권

삭센다는 2014년 비만치료제로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며 최초의 GLP-1 유사체 비만신약 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기존 향정신성 의약품이 처방되던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비만 환자들에게 부작용은 큰 이슈였다. 삭센다는 기존 약물 대비 효능은 높으며 관리 가능한 부작용을 강점으로 시장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의약품 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전체 매출액은 약 1조 9천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삭센다가 작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한화 약 1조 9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삭센다가 이처럼 출시 5년만에 비만치료제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데는 차별화 된 작용기전과 장기 안전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GLP-1 유사체는 이미 당뇨치료제로 안전성이 입증된 약제다. 여기에 기존 향정신성 비만치료제 약물인 벨빅 등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며 삭센다 시장 확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대규모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삭센다는 53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4가지 연구로 구성된 대규모 임상 프로그램 SCALE 연구를 통해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뿐 아니라 체중 감량 유지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비만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 37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연구 결과, 삭센다 투여 1년 후 체중의 9.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당뇨 약제로 개발됐던 기전을 가진 삭센다는 눈이 띠는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비만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삭센다 후속 등장한 '위고비'와 '마운자로'

삭센다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는 2021년 또 다른 GLP-1 유사체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시장에 출시했다. 위고비는 삭센다와 유사하게 당뇨치료제로 먼저 개발된 용량을 높여 비만치료제로 개발된 약제다. 주 1회 투여가 가능하다는 강점과 유의미한 효능으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여기에 노보노디스크는 주사제인 위고비를 경구제형으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사망 감소 등에 혜택에 있다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처방 범위를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노보노디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일라이릴리가 도전장을 냈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통해서다. FDA는 작년 5월 마운자로를 당뇨병치료제로 승인했다. 올해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마운자로는 약 20%의 체중 감량효과를 입증한 임상 3상을 마무리하며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운자로는삭센다와 다른 기전도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GLP-1과 함께 GIP에 이중으로 작용해 혈당과 체중감량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가 비만치료제와 승인을 받으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삭센다에 이어 위고비와 마운자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비만치료제는 지속적인 처방이 이뤄지는 만큼 안전성 데이터가 시장 주도권을 잡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작용기전으로 비만치료제 개발 도전하는 한미·LG화학·유한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을 비롯해 LG화학,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이 차별화된 작용기전으로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한미약품은 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삭센다와 유사한 비만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포만감 신호에 자극을 주는 경구제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식욕 감소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 유사체 에페글레나타이드에 HM15136(LAPS-Glucagon Analog)을 결합한 물질로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당뇨병 치료제로 임상 3상을 마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혈당조절 효과는 물론 체중감량 효과도 확인됐다. HM15136은 선천성 고인슐린증 신약 후보물질이다.

LG화학은 MC4R 타깃으로 포만감을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LB54640을 통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LB54640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인 MC4R을 타깃으로 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물질이다.

유한양행은 YH34160을 통해 GDF15 유사체 기전인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GDF15 수용체에 결합해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회사는 비임상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GLP-1 유사체인 삭센다를 넘어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등장한 상황"이라며 "국내 개발사가 이들 약제를 뛰어넘거나 차별화 전략을 잘 세워야 기술이전 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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