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오믹스' 앞세운 베르티스, 2년만의 추가 펀딩 눈앞 복수의 SI로부터 300억 규모, 나스닥 상장한 경쟁사 '씨어' 등 턴어라운드 앞두고 재조명
최은수 기자공개 2023-02-15 13:50:1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밀의료 기술을 개발중인 베르티스가 3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2021년 국내 벤처캐피탈 및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로부터 약 200억원을 조달한 지 2년 만의 추가 펀딩이다.베르티스의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미국의 바이오텍 씨어(Seer)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 추이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펀딩 분위기는 회사에 우호적인 모습이다. 당초 목표 대비 IPO 일정을 순연했지만 여전히 프로테오믹스 분야에선 국내 선두주자로 꼽히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2년 만의 추가 펀딩… '마스토체크 상용화' 앞세워 목표액 300억↑
베르티스는 이달부터 상장 전 추가 투자 유치 명목으로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 1200억원의 기업가치로 프리IPO를 진행하면서 오버부킹을 달성했는데 코로나19 과정에서 순연했던 IPO 일정을 재가동하면서 다시금 신규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이번 투자 목적은 상장 전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한 마중물을 확보하는 성격이다. 회사는 기존 프리IPO 라운드에서 당초 목표치인 100억원을 넘어서는 300억원 규모로 투자 의향을 받았다. 이에 당시 프리IPO에선 지분 희석, 상장 후 오버행 이슈 등을 고려해 조달 규모를 일부 조정하기도 했다.
베르티스는 2014년 한승만 대표가 설립했다. 국내 유방암 수술 대가이자 강남 차병원장인 노동영 대표가 2021년 합류해 공동대표로 재직 중이다. 회사는 국내에 프로테오믹스라는 개념이 등장했던 200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유방암 조기 진단 혈액 검사법인 '마스토체크(MASTO CHECK)'의 상업화에 성공한 상태다.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는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를 분석하는 영역이다. 대부분의 질병이 단백질의 기능과 관련이 있어 프로테오믹스는 질병 조기 진단과 치료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베르티스는 프로테오믹스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암과 주요 질병에 대한 조기 진단 마커를 개발하고 이를 진단 서비스로 제공한다.
베르티스 관계자는 "사업화 성과를 가속화하고 본격적인 상장 채비를 갖추기 위한 선행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용화에 성공한 유방암 조기진단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정신질환 등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높아지는 해외 주목도…'피어그룹' 씨어 등 나스닥 상장사, 턴어라운드 앞둬
프로테오믹스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에선 일찌감치 주목도가 높아진 전문 영역이다. 특히 단백질 분석을 통한 바이오 진단 시장의 트렌드는 유전자 중심에서 단백질로 옮겨가는 추세다.
베르티스의 경쟁사로는 미국의 프로테오믹스 기반 바이오텍 씨어(Seer)가 꼽힌다. 씨어는 2017년 설립해 프로테오믹스 사업을 영위해 왔다. 2020년 말 상장 당시 별도의 상업화 모델을 시현하지 못했지만 기대감만으로 상장 직후 몸값이 2배 가량 뛰었다. 한 때 시가총액 규모는 40억 달러(한화 5조원)에 달했다.
해당 기간 앞서 씨어 외에도 현재까지 노틸러스 바이오테크놀로지(Nautilus Biotechnology) 등 총 8개의 프로테오믹스 기술 기반 기업들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씨어와 마찬가지로 노틸러스 바이오테크놀로지 또한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이 없었지만 초기 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나스닥 문턱을 넘어섰다.
앞서 베르티스의 경쟁사들은 별도의 상용화 플랜 없이 상장에 성공했던 만큼 대규모의 주가 조정을 경험했다. 다만 이같은 조정기를 지나 본격적인 수익 창출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씨어 역시 2022년 진단 사업을 통한 조기 턴어라운드를 앞둔 상태다. 2020년 말 나스닥에 상장한 씨어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원(주당 4.7달러 기준)이다. 비록 밸류에이션은 공모(상장 당시 공모가 19달러) 당시를 하회하지만 상장 약 2년 만에 턴어라운드를 앞두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르티스는 상용화 제품이 있다는 점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지나 IPO를 재추진한다는 점에서 과거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원하는 규모의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개화가 기대되는 프로테오믹스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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