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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첫 3000억 매출' 필옵틱스, '홀커팅+이차전지' 투톱 견인OLED 설비투자 지연에도 모듈라인 대거 공급, 삼성SDI 헝가리향 출하도 증가

조영갑 기자공개 2023-02-15 11:12:35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4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반도체 공정장비 제조기업 '필옵틱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연결기준) 고지를 돌파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디스플레이 전방산업의 전체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제조 트렌드에 맞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후공정 장비가 대거 출하된 것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차전지 부문(필에너지)의 선전 역시 돋보였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필옵틱스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액 3040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 회사 설립 이래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0.77%(732억원)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2021년 말 필옵틱스는 고객사 신규투자 지연의 여파로 매출액 2379억원, 영업손실 105억원을 기록했다.

필옵틱스의 별도기준 매출액 역시 내실 있는 성장을 달성했다. 필옵틱스는 2021년 고객사 장비 발주(PO)가 대폭 줄어든데다 신소재 관련 투자가 확대된 탓에 매출액 668억원, 영업손실 16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른바 'OLED 디스플레이 춘궁기'에도 독자적 기술을 토대로 한 레이저 가공 장비의 출하가 늘어나며 지난해 말 매출액 1152억원, 영업이익 32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 증가율만 72% 수준이다.

지난해 필옵틱스의 호실적을 이끈 효자품목은 단연 OLED 레이저 커팅 장비다. 필옵틱스는 단파장 레이저(Short Pulse Laser) 글래스 커팅 기술을 바탕으로 플렉서블(Flexible) OLED 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필름 커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장비 제조사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 글로벌 디스플레이, 모바일 제조사가 주요 고객사다.

깨지기 쉬운 경도 글래스 가공만 가능한 장비에서 다양한 '휨도'를 구현할 수 있는 연성 글래스까지 가공이 가능한 장비 라인업을 구축했다. 필옵틱스는 셀 단위 커팅(Laser cell cutting), 필름 형상 커팅(Film shape cutting), 초박형 강화유리(UTG) 커팅, 레이저 홀 커팅(Laser hole cutting) 등 다종의 OLED 커팅 장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외에도 다양한 반도체 가공 장비 라인업 역시 갖추고 있다.

이 중에서도 지난해 '레이저 홀 커팅' 장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보통 디스플레이 고객사가 글로벌 출하를 위해 대형 신규라인 투자를 단행할 경우 셀 단위의 커팅 장비 발주를 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모듈(module)라인에 정밀 커팅이 가능한 장비 발주를 낸다. 지난해 고객사가 대형 라인투자를 미루는 대신 신규 모델 출시를 위해 부분 형상 커팅, 레이저 장비 발주를 대거 내면서 필옵틱스에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필옵틱스의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주요 고객사의 신규 라인 투자는 없었지만, 후공정 모듈 라인의 투자가 증가하면서 폴더블 생산, 카메라 홀 공정 장비의 출하가 대거 늘었다"면서 "필옵틱스가 전방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수년 전부터 대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글로벌 톱티어 모바일 메이커 A사 역시 플렉서블 OLED 적용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옵틱스는 국내 주요 고객사를 통해 A사(엔드유저 기준)에 레이저 커팅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에도 A사 공급 관련 물량이 일부 녹아 있다는 전언이다. A사는 모바일 모델에서 IT 디바이스 모델까지 플렉서블 OELD 채택을 확대하고 있어 필옵틱스에 '호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차전지 부문의 약진도 이어졌다. 필옵틱스의 이차전지 부문(필에너지)은 지난해 고객사의 헝가리 신규라인 투자가 지속되면서 수혜를 톡톡히 봤다. 필에너지는 삼성SDI 헝가리법인에 조립라인의 핵심설비인 노칭(Notching)-스태킹(Stacking) 장비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셀을 적층해 전력 효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용도다. 장비 출하 증가에 힘입어 필에너지는 지난해 2021년 대비 약 15% 매출 성장을 기록, 필옵틱스의 지분법 이익에 효자 노릇을 했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지난해 OLED와 이차전지 고객사 라인 투자 증가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올해 역시 해외 고객사의 OLED 라인업 확대와 이차전지 고객사의 미국 합작공장 투자로 수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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