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자회사 IPO' 필옵틱스, 더 강한 주주환원책 꺼냈다 필에너지 상장 관련 주주권익 보호 총력, 현금·현물배당·자사주 소각 등 약 180억 규모
조영갑 기자공개 2023-01-10 14:26:4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필옵틱스의 물적분할 자회사 '필에너지'가 기업공개(IPO)에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필옵틱스가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올해 가장 앞서 주주환원책을 공표한 만큼 향후 후발주자들과 금융당국의 '벤치마크(benchmark)'로 회자될 가능성이 높다. 필옵틱스는 이번 주주환원책을 통해 우호적인 여론을 이끌어내고, 필에너지를 2차전지 장비 섹터의 톱티어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필옵틱스는 물적분할 자회사인 필에너지의 코스닥 상장과 관련 총 140억~190억원에 이르는 현물, 현금배당 및 자사주매각 등을 단행해 기존 필옵틱스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2일 공시한 초안에 비해 약 20억원 늘어난 규모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약 96억원 △현금배당 약 44억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약 40억원 등 총 18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물배당은 자회사 필에너지 일반주주 배정 물량의 60% 수준인 약 42만주 규모다. 공모 물량의 15%에 해당한다. 약 96억원 어치다. 배당시기는 2024년 초로 예상된다. 필옵틱스는 올해 말 한국예탁결제원의 현물배당 시스템이 구축되면 최단 기간 현물배당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필옵틱스는 한걸음 더 나아가 100% 무상증자를 통해 배당 주식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단, 배당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주주로만 한정된다.
현금배당 역시 가볍지 않다. 필옵틱스는 2024년까지 총 44억원의 현금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필옵틱스 최근 평균산술주가 7000원 기준 약 3.5%에 해당하는 시가배당률이다. 현금배당의 재원은 필옵틱스 당기순이익의 15%(별도 기준), 필에너지 공모시 구주 매출 금액의 10%, 필에너지 결산 배당 시 필옵틱스 귀속 분의 50%에서 나온다.
필옵틱스는 필옵틱스 주식의 주당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도 나선다. 필에너지가 코스닥 상장을 완료하면, 구주매출을 통해 유입 금액의 약 20%를 투입한다. 매입 및 소각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
필옵틱스는 지난해 12월 22일 공시를 통해 1차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당시 필옵틱스는 120억~17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정신고(2차 주주환원책)는 이보다 약 20억원 늘어난 규모다. 현물배당은 필에너지 공모 물량의 12.5%에서 15%, 현금배당은 필옵틱스 당기순이익의 10%에서 15% 수준으로 각각 확대된 수치다. 주주간담회 등 여론을 수렴한 뒤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시장에서는 필옵틱스의 강화된 주주환원책이 회사 내부적으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 대한 주주여론을 우호적으로 선회시키고, 외부적으로는 향후 자회사 분할을 통한 기업공개에 나설 후발주자들에게 강력한 '마일스톤(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에 충실했고,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사례로 회자되는 삼기EV의 경우는 시총의 약 3% 규모를 주주들에게 환원한다고 밝힌 데 비해 필옵틱스는 현재 시총의 약 10%에 이르는 주주환원책을 공표할 만큼 주주권익 보호에 공을 들였다"면서 "여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배당 등에서 제외되는 등 대주주의 희생도 수반된 만큼 우호적인 주주 여론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월 하반기 코스닥 상장이 예상되는 삼기EV는 지난해 12월 22일 모회사 삼기의 공시를 통해 삼기가 보유하고 있는 삼기EV 주식 30만~50만주를 일반주주에게 배당한다고 밝혔다. 약 40억원 규모의 환원책이다.
필옵틱스는 주주환원책을 이행하기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필에너지 공모 흥행을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0년 4월 필옵틱스의 2차전지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필에너지는 2차전지 공정장비(레이저노칭, 스태킹 장비) 제조사다. 2020년 9월 삼성SDI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필옵틱스는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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