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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발행사 유동성 점검]여천NCC, 무모한 '공모채' 안한다…'대안' 집중①공모채 차환 선택지서 제외…은행대출 우회, 3300억 선제 마련

이경주 기자공개 2023-02-20 07:30:08

[편집자주]

고금리 지속과 경기침체 우려. 2023년 우리 기업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이다. 중소를 넘어 중견사와 일부 대기업까지 유동성 관리가 중요해졌다. 저금리 시기 빌린 수조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투심은 악화됐다. 그 와중에 올 실적은 불투명하다. THE CFO는 A급 기업의 유동성을 점검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대응 전략을 취재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4일 08: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못 오를 나무는 쳐다도 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여천NCC(A+)의 재무전략을 압축하고 있다. 현실성 있는 유동성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여천NCC는 지난해부터 고난의 행진을 하고 있다. 작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회사채 신용등급에 부정적 아웃룩 딱지가 붙었다. 투자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상태다. 그리고 올해 3000억원이 넘는 ‘회사채 만기’란 숙제를 풀어야 했다. 그런데 여천NCC는 회사채를 통한 차환은 일찌감치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대신 다른 방법을 동원해 상환자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효성화학(A0)은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도 올 초 공모채 차환에 과감히 도전했다가 전량 미매각이 나는 사태를 겪었다.

◇작년 4분기부터 대체조달 집중…재경팀 “상환 문제없다”

THE CFO에 따르면 여천NCC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총 3300억원이다. 멀지 않은 시기다. 내달 3일에 2700억원이 돌아온다. 2020년 3월에 찍은 72-1회차 공모채다. 보름여 전인 현재(2월 13일) 이미 대응책이 서있어야 하는 시점이다.

여천NCC는 애초 공모채를 통한 차환은 대응책 옵션에서 일찌감치 제외했다. 지난해 말부터 72-1회차 대응을 위해 다른 대체조달을 진행했다. 그리고 대응할 만큼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여천NCC 재경팀 관계자는 “(72-1회차에) 대비해서 지난해 4분기부터 각종 방법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준비를 했고, 1분기에도 지속하고 있다”며 “그 결과 지금은 상환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간 여천NCC는 회사채를 핵심 조달 창구로 활용해왔다. 공모채를 찍지 않은 건 최근 4년래 올해가 처음이다. 2020년 4000억원, 2021년 2300억원, 2022년엔 12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에 전체 차입금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총차입금 1조9447억원 가운데 55.5%인 1조800억원이 회사채다. 나머지 8600억원 가량은 금융기관 차입금이다.

원화단기차입(700억원)은 수출입은행, 우리은행과 거래하고 있고, 외화단기차입(1237억원)은 한국산업은행에 빌리고 있다. 무역대금 결제에 주로 쓰이는 유산스(Usance) 차입(1713억원)은 국민은행, 우리은행과 거래한다. 원화장기차입(4800억원)은 한국산업은행이 주 거래처다.

여천NCC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론 추가 은행대출 여력이 있다. 여천NCC는 장부가액 기준 총 1조3740억원 규모 유형자산을 단장기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남은 미사용 여신한도가 약 2832억원(한국기업평가 추산)이다. 공모채를 대신할 여력 중 하나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이자비용 상승 감수 의미…1%에서 5% 이상으로

선제대응으로 유동성에 대해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다. 3년 전 발행한 72-1회차 이자율은 불과 1.681%(3년물)였다. 9월이 만기인 70-2회차(5년물)는 2.759%다.

은행대출은 간접조달이기 때문에 같은 만기로 돈을 꾸면 회사채보다 금리가 비쌀 수밖에 없다. 즉 회사채로 차환했을 때 예상되는 비용이 최소치다. 여천NCC 3년물 공모채 민평금리는 이달 13일 기준 5.03%다. 72-1회차(1.681%) 대비 금리가 3배 뛰었다. 5년물 민평금리는 같은 날 기준 5.335%다.

여천NCC 공모채 민평금리(사진:더벨 플러스)

여천NCC가 지난해 4분기부터 다른 대체조달을 진행했으니 같은 해 연간 이자비용이 평시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천NCC는 지난해 1~3분기에도 단기성차입을 보다 비싼 이자율로 차환하며 이미 비용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이자비용은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185억원)대비 63.6% 증가했다. 전년 연간(256억원)치와 비교해도 18.2% 늘었다.

단기화된 차입 만기구조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발행하는 공모채가 주요 장기화 수단이었는데 생략하게 된 여파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단기성차입금은 7901억원으로 총차입금의 40.6%를 차지하고 있다. 차입단기화는 레고랜드 사태와 같이 단기자금시장을 급격히 경색시키는 변수가 생겼을 때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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