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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중동붐, 약일까 독일까 [thebell desk]

신민규 건설부동산부 차장공개 2023-02-20 07:40:3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6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요즘은 어느 건설사가 위험하냐는 것이다. 숨어있는 리스크를 두고 서로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예전처럼 위기라는 말이 붙진 않았지만 건설업계가 이번에도 과거와 같은 패턴을 반복하리라는 예상을 저마다 하고 있는 듯하다. 미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과거를 되짚어 보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기도 하다.

주택사업에 고전하던 건설사는 2009년을 전후로 중동발 해외수주 대열에 일제히 참여했다. 금융위기 이후 유가가 회복된 덕분에 초대형 발주가 쏟아졌다. 국내 건설사 입장에선 상황을 반전시킬 유일한 기회처럼 여겨졌다.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팡파레가 울려퍼졌다. 주식 애널리스트는 건설사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는 부정적 아웃룩을 걷어내고 건설 신용등급을 원위치시켰다.

과거에 비춰보면 지금의 건설사는 국내 주택사업이 꺾이는 시점에 다다랐다. 공교롭게 올해부터 중동을 중심으로 한 해외발주가 확대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꼭 네옴시티가 아니더라도 중동지역에서 발주할 대형 가스 프로젝트가 상당수 대기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업체의 수주여력이 떨어져 국내 대형사에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대형 증권사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주식 애널리스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목표주가를 최근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해외수주를 얼마나 따내는지 여부가 향후 건설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리포트까지 내놓을 정도다.

물론 국내 건설사의 체력을 과거와 같은 잣대로 놓고 비교하긴 어렵다. 내부 투자심의가 어느 때보다 까다로워지긴 했다. 수주규모를 줄이더라도 저가수주는 지양하겠다는 다짐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해외 수주의 비참한 결말이 된 '빅 배스' 트라우마를 지우긴 힘들다. 대규모 수주 소식이 언론에 대서특필되기 시작하면 건설사는 다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수주 목표치를 상당수 상향 조정해놓은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사업의 리스크는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아직까지 원자재를 비롯해 현지 고용이 원활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와 해외 먹거리 사이에서 애매한 줄타기에 성공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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