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3]SKT vs KT, 새로운 격전지 된 'AI 반도체·메타버스'사피온·리벨리온, 양사 초거대 AI 시너지…글로벌 향한 이프랜드, 지니버스 출격 목전
바르셀로나(스페인)=이장준 기자공개 2023-03-07 13:10:0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6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WC 2023에 참여한 SK텔레콤과 KT가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고도화해 힘을 싣는 신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전시 아이템을 살펴보면 차세대 통신을 제외하고도 일부 콘텐츠가 겹쳤다. 특히 AI 반도체와 메타버스 등 새로운 먹거리를 놓고 격전을 예고했다.SK텔레콤은 지난해 분사한 사피온을 중심으로, KT는 지분을 투자한 리벨리온과 함께 AI 반도체 설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양사 초거대 AI와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메타버스 부문에서는 SK텔레콤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돋보인다. KT는 B2B에 이어 B2C 신규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채비를 마쳤다.
◇AI 반도체 : SKT 내부 역량으로 키워낸 사피온, 리벨리온과 손잡은 KT
'AI 컴퍼니'를 지향하는 SK텔레콤은 MWC 2023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AI Processor 부문에 사피온X220을 전시했다.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이런 효율성을 특화한 비메모리 반도체가 AI 반도체다.
앞서 내부적으로 룬샷 태스크포스(Loonshot TF)를 꾸려 자체 AI 액셀러레이터를 개발해 온 SK텔레콤은 2020년 '사피온 X220'을 만들었다.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비교해 딥러닝 연산속도는 1.5배 빠른데 전력 사용량은 80%에 불과하고 가격도 절반 수준이다.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2021년 말 해당 연구개발(R&D) 조직을 별도로 분사했다.
사피온은 SK텔레콤과 공동의 태스크포스(TF) 조직을 만들어서 AI 반도체를 SK텔레콤 서비스에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I 기술을 통해 오래된 영상이나 음원의 화질을 고화질로 개선하는 SK텔레콤의 솔루션 '슈퍼노바'에도 적용됐다.
올 하반기에는 차기작인 'X330'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작과 비교해 4배 수준의 성능을 예고했다.
사피온 부스 관계자는 "NPU(신경망처리장치)는 GPU에 비해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데는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특화 서비스에서는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며 "전력 소모량도 GPU와 비교해 4배가량 적어 가성비 측면에서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피온은 대외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작년 초에는 SK스퀘어, SK하이닉스, SK텔레콤으로 구성된 'SK ICT 연합'을 구축했고 이들이 총 800억원을 투입해 출범했다. 최근에는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해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기업가치를 6배 이상 인정받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디지코(DIGICO)' KT 역시 초거대 AI '믿음' 상용화에 나서면서 AI 반도체 풀스택(Full-Stack)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리벨리온에 300억원, AI 인프라 서비스를 담당하는 모레(MOREH) 등에 전략 투자를 진행했다.
리벨리온 역시 KT 부스 안에 데이터센터용 5나노 AI 반도체 '아톰'을 전시했다. 챗GPT의 원천기술인 트랜스포머 모델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AI 반도체다. 기존 국내 NPU들은 비전모델만 가속할 수 있었지만 아톰은 언어모델까지 가속이 가능하다. 아톰은 모레의 인프라 솔루션과 결합해 KT 데이터센터에 탑재된다.
북미에 수조원 규모의 NPU 회사들이 있지만 아직 유의미한 NPU-데이터센터 레퍼런스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세 회사는 협업의 성과물인 AI 풀스택을 가지고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동남아 지역 통신사업자를 공략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오는 4월 초 공신력 있는 AI칩 벤치마크 테스트인 엠엘퍼프(MLPerf) 결과를 통해 세계적인 성능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4월 말에는 믿음의 경량화 모델을 아톰칩에서 구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KT클라우드 고객도 올 상반기 중으로 아톰칩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메타버스 : SKT 글로벌 광폭 확장, KT 투트랙 플랫폼 전략
메타버스 역시 SK텔레콤과 KT가 공통으로 전시한 콘텐츠에 해당한다. '이프랜드(ifland)'는 지난 MWC 2022 행사에서 SK텔레콤의 전시 핵심 아이템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작년 9월 선보인 아바타 코스튬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이프랜드 스튜디오(ifland studio)'를 선보였다. 향후 이 코스튬을 사고파는 마켓플레이스도 구축하고 '이프랜드 포인트'를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프랜드는 지난해 11월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49개국에 동시 출시됐다. MWC 2023을 기점으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우선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 티모바일US(T-Mobile US)와 각각 이프랜드의 독일·미국 진출에 대해 합의했다.
아세안(ASEAN) 및 남아시아 11개 국가에서 약 2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악시아타(Axiata)의 전체 자회사를 대상으로 이프랜드 서비스를 확장하기로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관련 비즈니스 창출 및 상호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기반 사업 기회 협력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또 말레이시아 1위 사업자인 셀콤디지와(Celcomdigi)와는 현지 이프랜드 이용자 규모 증대 및 신규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후발주자인 KT는 B2C와 B2B·B2G로 플랫폼을 달리 선보이게 됐다. 작년 12월 선보인 B2B 메타버스 솔루션 '메타라운지'는 고객사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가령 교육기관에서 스마트캠퍼스가 필요하면 실제 모양을 본따 만들 수 있다. 실시간 번역을 비롯해 화상회의 음성을 수음해 텍스트로 변경하는 회의록, 일정·뉴스 등을 알려주는 가상비서, 사진을 찍으면 닮은 아바타를 생성하는 등 4가지 기능을 탑재했다.
올 들어서는 B2C 플랫폼인 '지니버스'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AI 홈트인을 특징으로 삼아 사용자가 사는 아파트 주소를 입력하면 메타버스 세상에 이를 구현하고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챗GPT처럼 KT의 초거대 AI 믿음을 활용한 AI NPC도 구상 중이다. 메타버스 내 집 밖 '지니타운'에는 오락실, 카페 등을 배치하고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게끔 한다.
지니버스는 이달 중 베타서비스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정식 출시할 전망이다. KT그룹 내 ENA 미디어 콘텐츠를 체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일본 통신사로 오랜 기간 KT와 인연을 맺어온 NTT도코모와도 아파트 도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진출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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