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 우리은행장 용퇴 막전막후 '지배구조 안정' 목소리 유임 유력했으나 주말새 세대교체 여론 결집…조직 위해 결단
최필우 기자/ 고설봉 기자공개 2023-03-07 15:17:05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사진)이 용퇴한다. 그가 우리금융 회장 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거취를 놓고 숱한 관측이 나왔으나 임기 9개월을 남기고 퇴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초 유임이 우세했지만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완전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면서 이 행장이 조직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부담으로 작용한 전임 회장 키맨 이력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측에 사의를 표명했다. 자추위는 CEO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대표 후보를 추천하는 작업 중에 있다. 이 행장의 임기가 남아 우리은행장은 자추위 논의 대상이 아니었으나 조만간 후임 선정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이달 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와 자추위원들이 간담회를 가졌을 때만 해도 이 행장은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이 임 내정자와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긴 했으나 외부 출신 회장이 취임하는 만큼 내부를 대표하는 인물도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 행장이 취임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전임자인 권광석 전 행장은 취임 당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받았고 연임으로 1년이 추가돼 총 2년을 재직하고 물러난 바 있다. 이 행장이 다시 1년 만에 물러나면 은행이 잦은 수장 교체로 혼란에 빠질 수 있었다. 임 내정자도 임기 만료 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쇄신 방침을 세웠으나 우리은행 만큼은 안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자추위를 앞둔 주말 상황이 급변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이 행장의 잔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가 우리금융 구성원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것과 별개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연관짓는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지주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행장에 취임하는 등 손 회장의 키맨으로 활약했다. 또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기도 하다. 회장과 행장을 다른 은행(한일은행 또는 상업은행) 출신으로 선임하는 관행을 14년 만에 깰 만큼 이 행장은 손 회장 체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손 회장의 라임 사모펀드 징계는 행장 재직 시절 있었던 일에 대한 책임이지만 이 행장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결국 이 행장은 조직을 위해 스스로 용단을 내리면서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했다.
◇부담 던 임종룡 체제…후임 행장 선임 촉각
이 행장의 용퇴로 임 내정자는 부담을 덜고 임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자추위는 이날 8개 계열사 대표 후보를 추천한 뒤 추후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 절차를 별도로 개시할 예정이다.
이 행장이 물러나면서 이젠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임 내정자가 쇄신 방침을 세우긴 했으나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대표들이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외부 출신이 회장이 된 만큼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중 어느 쪽이 행장에 취임할지도 관심사다.
우리금융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지배구조 안정 차원에서 이원덕 행장의 거취에 대한 많은 견해가 전달돼 본인도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며 "이원덕 행장이 결단을 내려주면서 임종룡 회장도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하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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