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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하림USA 전방위 자금지원…재무개선 ’언제쯤’[하림지주]③유상증자·지급보증·대여금 제공에도 자본잠식…투자지분 손상처리 지속

이민호 기자공개 2023-03-17 08:31:11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17: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 지주사 하림지주는 하림USA(Harim USA)에 신규출자뿐 아니라 출자전환, 지급보증, 대여금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여전히 놓지 않은 데서 나온 판단이지만 정작 하림USA는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림지주의 투자금은 지속적으로 손상처리되는 상황이다.

◇하림지주 2019년 297억·2020년 751억 출자…손상차손 반영지속

하림그룹이 하림USA를 설립한 것은 2011년 2월이다. 애초 미국 육계와 육가공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중간지주회사로 설립됐기 때문에 그룹 내 관련 계열사인 ㈜하림이 자본금 절반 가까이를 조달했다. 하림USA는 그해 8월 육계업체 알렌패밀리푸즈(Allen Family Foods)를 인수했다. 현지 인수대상을 물색하고 있던 하림USA가 파산을 신청했던 앨런패밀리푸드 공개입찰에 참여해 우선매수권을 따냈다.

하지만 하림USA는 최근까지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017년 연결 기준 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8~2021년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20년 13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 마이너스(-)로 하락하는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2021년에는 328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자기자본이 -35억원이 됐다.


그간 그룹 내 계열사간 주식매매를 거치며 2018년말 하림USA 지분은 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가 10.0%(장부금액 33억원), ㈜하림이 33.09%(103억원), 엔에스쇼핑·선진·팜스코가 18.97%(64억원)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하림지주는 기존에 하림USA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지만 2018년 7월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하림홀딩스가 가지고 있던 하림USA 지분 10%를 확보했다.

하림그룹 차원의 자금지원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하림USA의 자본잠식 가능성이 감지된 2019년부터다. 하림그룹은 2019년 5월 하림USA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하림지주 72억원, ㈜하림·팜스코·엔에스쇼핑·선진이 각각 57억원을 출자했다. 이어 12월에는 하림지주가 ㈜하림이 보유하고 있던 하림USA 주식 전량(108만1557주·28.2%)을 225억원에 사들이면서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럼에도 하림USA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자 2020년 8월 유상증자를 재차 실시한다. 당시 유상증자는 앞선 2019년 유상증자보다 규모가 훨씬 컸다. 하림지주가 255억원을 책임졌다. 하림지주 외에도 선진·팜스코·엔에스쇼핑이 각각 113억원을 투입했다.

그해 11월 하림지주는 하림USA에 유상증자 369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여기에 127억원 규모 장기대여금까지 출자전환한다. 이를 합산한 하림지주의 2020년 출자총액은 751억원이다. 대여금을 출자전환하면서 하림지주의 금융수익은 그만큼 줄어들지만 추가 출자금 마련 없이도 자금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2021년 1월에는 팬오션까지 끌어들였다. 팬오션은 하림USA에 유상증자 308억원을 투입했다. 팬오션은 2015년 6월 하림그룹에 편입된 이후 기존까지 하림USA 지분을 보유한 적이 없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부터 해운시황 개선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자 하림USA 자금지원을 개시했다. 당시 자금투입으로 팬오션은 지분율 22.36%로 하림지주(46.74%)에 이은 하림USA 2대 주주로 안착했다.


이후 지난해 3분기말까지 하림지주와 계열사가 하림USA에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투입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이 지속된 하림USA에 대한 투자지분 장부금액은 꾸준히 손상처리됐다. 하림지주는 하림USA 지분을 처음 확보한 2018년부터 투자지분에 대한 손상차손을 매년 인식해왔다. 손상차손은 2018년 22억원, 2019년 148억원, 2020년 448억원에 이어 2021년에는 43억원이 인식됐다.

하림지주가 하림USA에 2019년 297억원과 2020년 751억원 출자를 단행했지만 지난해 3분기말 투자지분 장부금액은 이보다 크게 낮은 368억원에 불과한 것도 꾸준히 손상차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았다. 지난해 연간 손상차손 인식 여부는 2022년도 사업보고서 작성에서의 손상검사로 가려질 전망이다.

지분투자액이 상당하지만 손상차손 반영 탓에 하림USA가 하림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종속기업지분투자/자기자본) 부담에 미치는 영향력 자체는 크지 않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전체 하림지주 전체 종속기업 투자지분 장부금액은 1조9039억원으로 이 중 하림USA(368억원)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1조3099억원으로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45.3%다. 2021년말 150.5%보다 하락했지만 일반적으로 계열사 자금지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인식되는 130% 이하보다는 여전히 높다.


◇지급보증액 1752억으로 점증…대여금 제공도 꾸준

직접적인 지분투자는 아니지만 하림지주가 하림USA에 제공하는 지급보증도 상당한 수준이다. 지급보증은 실제 현금흐름을 발생하지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이 현실화되면 하림지주가 재무부담을 지며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대부분 지급보증에 대해 담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지원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하림USA에 대한 하림지주의 지급보증액은 2019년 197억원, 2020년 390억원이었지만 2021년 1461억원으로 급증했다. 2018년까지만 해도 하림USA 지급보증의 주된 주체는 ㈜하림이었다. 하지만 2021년 ㈜하림의 598억원 규모 보증기간이 만료된 이후부터 지급보증 주체를 하림지주가 맡게 됐다. 지난해 3분기말 지급보증액은 1752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특히 하림지주는 하림USA에 대한 전체 지급보증액의 일부인 775억원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팬오션 주식 318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팬오션 전체 보유주식수(2억9253만3115주)의 10.9%에 해당한다.

하림지주는 하림USA에 대여금도 제공하고 있다. 2020년 한 차례 대여금 전액을 출자전환했으며 이후 2021년말 대여금은 119억원이었고 지난해 3분기말은 129억원이었다. 다만 대여금은 하림USA로부터 이자수익을 수취해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림USA로부터의 금융수익은 매년 4~5억원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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