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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 '220억' 손상차손 인식한 까닭은 지주사 '손자회사→자회사' 지위 변경, 손실 털고 실적 반등 환경 조성

서지민 기자공개 2023-03-15 08:08:5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산업이 지난해 유무형자산의 손상차손을 대거 반영했다. 하림지주의 자회사로 승격되기 전 손상평가를 진행해 올해 회계적 부담을 줄였다. 실적 반등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면서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도 하림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지난해 식품사업부문에 대한 손상검사 결과,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해 219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에 따라 하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외 기타비용은 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444% 증가했다.

자산의 시장가치가 하락해 현금창출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자산이 손상됐다고 보고 이를 회계상 손상차손으로 처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물, 기계장치, 집기비품 등 유형자산으로 179억원, 산업재산과 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으로 40억원을 각각 손상차손으로 계상했다.


하림지주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한 직후 손상차손을 진행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하림지주는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12월 28일 엔에스쇼핑의 종속기업이던 하림산업을 직속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하림산업은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그룹의 미래전략에서 핵심축을 맡고있는 계열사다. 가정간편식품(HMR)과 양재동 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한다. 식품공장과 첨단물류시설을 갖춰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담당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7년 간은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2021년 장인라면을 시작으로 HMR 신제품 출시를 본격화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적자가 이어졌다.

양재동 물류단지 개발사업도 지지부진했다. 2016년 신청서를 접수했지만 서울시와 세부 조건 협상 과정이 길어졌다. 2022년 8월에야 서울시의 심의 절차 중 첫 단계인 실수요검증을 마쳤다. 앞으로 서울시의 환경평가협의회 심의, 건축 인허가 등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부터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하림지주가 하림산업을 직접 지휘하면서 신사업 추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주사가 인허가 작업이나 경영에 개입해 빠르게 사업적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하림산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분석됐다. 100% 자회사가 되면 영업 실적과 부채 등 재무요소가 하림지주의 연결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된다. 지주자로서 재무 안정성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

하림산업에게는 올해가 지주사 아래에서 도약을 준비하는 원년인 셈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지주사 편입 전 손상차손을 인식해 손실을 털어내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손상차손을 대거 계상하며 올해 수익이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회계 전문가는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을 지주사 편입 전 미리 반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를 통해 하림산업은 올해 재무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선제적으로 손상차손을 털어내고 신사업 추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이다. 양재동 물류센터와 HMR 식품공장 개발을 지속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2월 28일 즉석밥을 생산하는 ㈜에이치에스푸드를 흡수합병했다. 즉석밥, 라면 등 HMR 신제품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식품 제조 공장과 물류센터 건설에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적극적으로 신규 제품을 론칭해 제품 다각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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