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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주사 전환 점검]미완의 과제 '호텔롯데 상장' 아직도 유효한가①'2015년 20조 기업가치' 재달성 안간힘, 면세점에 걸린 '기업공개' 재추진

김선호 기자공개 2023-03-21 08:03:14

[편집자주]

'한국 롯데'로 거듭나기 위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반만 완성된 채로 남아 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일본 계열사의 지분을 희석시키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약속이 아직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물밑에서는 여전히 '뉴롯데'를 완성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과 시도가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내부 판의 변화와 역학관계의 스펙트럼을 타고 일부는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파고에 몸을 실은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 과제와 지주사 전환 현주소를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2015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간 불거진 '형제의 난'이 국적 논란으로 이어졌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해외 계열사 소유 현황을 공개하면서 점입가경의 위기를 맞았다. 결국 신 회장은 지주사 전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그룹을 '한국기업'으로 변환시키는 게 지주사 전환의 대외 명분이었다. 신 회장이 경영권을 형으로부터 지켜내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보유한 국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이를 위해 2015년 '지배구조 개선 TF'를 신설하고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순환출자 해소 △지주사 전환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삼았다. 2017년에 롯데지주가 출범한 배경이다. 다만 호텔롯데 IPO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8년째 '무기한 연기' 호텔롯데 IPO

신 회장은 2015년 8월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직접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의 지분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해 종합적인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배경은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롯데의 해외 계열사 소유 현황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0월 말 기준 롯데그룹의 16개 해외 계열사가 11개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총수일가가 일본 광윤사 등을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롯데홀딩스가 다른 일본 계열사와 함께 호텔롯데 등 국내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계열사 중에서는 사실상 호텔롯데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를 감안하면 일본 계열사가 보유한 호텔롯데의 지분을 낮춰야지만 롯데그룹이 목표한 지주사 전환의 대의명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셈이다. 실제 2015년 말 기준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광윤사 등이 보유한 호텔롯데의 지분은 99.28%에 달했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이자 필수적인 요건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16년 6월 철회신고서를 공시한 이후 기업공개 일정이 현재까지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중이다. 기업공개 추진 때마다 이를 가로막는 악재가 생겼기 때문이다.

◇'20조 기업가치' 황금기는 다시 찾아올까

호텔롯데가 본격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한 2016년 투자업계는 기업가치를 약 20조원으로 추산했다. 비영업가치 8조원과 영업가치 12조원을 합산 액수다. 2015년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를 더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4993억원으로 호텔신라의 기업가치 배수(EV/EBITDA) 23.8배를 적용한 영업가치는 11조883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의 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2015년 말경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고배를 마시고 폐점한 후 2016년 특허를 재취득해 다시 개점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상장이 연기되는 동안 롯데면세점은 2017년 본격화된 중국의 경제보복에 따른 타격도 받았다. 외부 악재와 함께 국내 면세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2017년 호텔롯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84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듬해인 2018년 영업이익을 창출하면서 실적을 개선시켜나갔지만 2015년(3232억원)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 2019년에 최대 매출인 7조3965억원을 달성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83억원으로 2015년 수준에 근접했다.

그러나 또 다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국내 면세업체가 정상 영업을 할 수 없었다. 그 기간 중국 현지의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몸집을 키워나갔다.

물론 호텔롯데는 지난해 하반기 리조트사업부를 호텔사업부에 흡수시키는 한편 2023년 정기인사로 호텔군 HQ 총괄대표와 롯데면세점 대표를 교체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실적 개선을 위한 채비를 해나갔다. 순혈 인사 이완신 사장이 호텔군 HQ를 이끌고 면세점 전문가 김주남 전무가 롯데면세점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면세점은 해외사업 확장으로 제 2도약을 이뤄낼 계획이다. 올해 초 획득한 호주 멜버른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포함한 해외 6개국에 14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측은 해외 여행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해외 매출로만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업황이 개선이 될 경우 재추진 여부를 검토해볼 계획"이라며 "이를 제외한 지배구조 단순화와 순환 출자 해소 등은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대부분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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