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중견그룹]UAE 우주개발 수혜 AP위성, 올해 실적 더 키운다①20년 신뢰 바탕 '투리야'와 안정적인 수주 확보…삼성·애플, 위성통신 관심 커져
서하나 기자공개 2023-03-23 08:22:21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성 통신 전문업체 'AP위성'이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주요 고객의 신규 수주 확대 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주력 사업인 위성 통신 휴대폰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AP위성은 위성 시스템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올해는 더 큰 폭으로 성장한다는 포부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AP위성은 지난해 매출 536억원, 영업이익 45억원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 실적을 냈다. 직전연도 매출 402억원보다 약 33% 증가한 규모다. 직전연도 영업이익(8억원), 당기순이익(14억원) 등과 비교해도 각각 5배 이상,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매출 증가는 대부분 주요 고객인 UAE 두바이 소재 투라야(Thuraya)의 신규 수주 증가에서 기인했다. AP위성의 가장 큰 고객인 투라야는 1997년 설립된 모바일 위성 통신 서비스 기업이다. 위성 네트워크를 활용해 음성·데이터·팩스·인터넷 연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유럽, 중동, 북부·중앙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등 160개국에 제공하고 있다.
UAE가 그동안 초강대국 독무대로 여겨졌던 우주개발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어 관련 투자를 확대하면서 AP위성이 고스란히 수혜를 입고 있다. UAE는 사라 알 아미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필두로 최근 5번째 화성궤도 진입에 성공하는 등 전 국가적 투자를 통해 군집 위성 등 우주개발 사업에 힘을 싣는 추세다.
AP위성은 약 20년 이상 투라야와 계약을 이어갈 만큼 굳건한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 2003년 투라야와 위성 휴대폰 개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2006년부터 이를 양산해 납품하고 있다. AP위성이 위성칩과 모뎀칩,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OEM 방식으로 제조해 150~180개국의 총판업체에 납품하고 이들이 최종 소비자인 고객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사실 AP위성의 지난해 최고 실적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2021년 말 수주잔고 43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인 328억원보다 100억원 가량이나 많았다. 이 대로라면 지난해 매출이 정점을 찍은 뒤 올해 성장세가 꺾여야 맞지만 AP위성은 올해 실적에 더 큰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AP위성 관계자는 "최근 삼성과 애플이 위성 통신에 관심이 커지고 있고 덩달아 관련 기술 개발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위성 통신 휴대폰 수요가 커지고 있다"라며 "이들이 위성 통신을 원활하게 쓸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투라야도 서비스를 다양화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위성 통신 휴대폰 시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았다. 우선 위성 통신 가격 자체가 비쌌고, 휴대가 가능하긴 하지만 예전에 지상망 PC에서 쓰던 구식 모델 형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수준의 느린 데이터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위성 통신 휴대폰 시장의 주요 타깃은 휴대폰 지상망이 제대로 깔리지 않은 중동 사막 지역이나 해안가, 바다 위 선박 등지였다. 투라야의 위성 통신 휴대폰도 기존 셀룰러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어려운 외진 곳이나 네트워크가 열악한 지역의 사람들에 이상적으로 설계됐다. 대부분 견고하고 내구성이 있고 열악한 환경과 극한의 기상 조건을 견딜 수 있는 제품이다.
특수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던 위성 통신 휴대폰은 사람이 아닌 사물이 통신의 주체가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또 위성 중계기 제조 비용이 낮아지면서 위성 통신 휴대폰 보급도 확대되고 있다. 위성 통신은 위성을 띄워야 중계기를 설치할 수 있는데 스페이스X가 발사체를 재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인공위성을 통한 통신 가격이 내리기 시작했다.
위성 시스템 제조를 통한 사업다각화에도 속도를 낸다. AP위성은 크게 위성 통신 휴대폰과 위성 시스템 등 크게 두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매출의 주축은 위성 휴대폰 판매 및 서비스 사업이었지만 최근 국가 우주개발 사업 확대 등 위성체 제작 시장이 커지면서 위성 시스템 사업의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P위성은 지난해 6월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 개발에 참여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누리호 개발에는 투라야에 공급 중인 'XT시리즈' 제품에 필요한 모뎀 칩과 동일한 칩 기술을 적용했다. 대표 제품 'XT-PRO DUAL'은 지상망과 위성 통신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투라야가 2018년 UAE 왕족 기업인 야셋(Yahsat)에 인수되면서 한층 힘을 받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아부다비 소재 야셋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다목적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UAE 최초의 공기업이다. 향후 3년간 위성 통신 서비스 배급권 확보를 포함 약 1125억원(86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고 UAE 정부와 임대 계약을 통해 약 615억원(4700만 달러)의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2021년 기준 자산 규모는 2조4367억원(약 18억6220만 달러)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킷(R&M)은 휴대용·육상·항공, 위성 통신 주파수 송수신용 안테나·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포괄하는 글로벌 위성 통신 장비 시장이 2021년 약 29조원(220억 달러)에서 평균 19.6%씩 성장해 2026년 약 70조원(537억달러)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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