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점검]티씨케이, 이익→투자 선순환 ‘뉴챕터’ 준비 분주③ 지난해 3년 만에 설비 투자 재개, 선제적 캐파 확장 동시에 신성장 먹거리 마련
정유현 기자공개 2023-03-27 07:45:33
[편집자주]
코스닥 시장은 1996년 개설된 이후 지속적인 성장속에 현재는 유가증권 시장과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 규모를 갖췄다. 하지만 인식의 저평가로 인한 혁신기업 이탈, 취약한 투자 환경으로 고민이 깊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출범해 차별화된 브랜드 창출에 나섰다. 더벨은 출범 100일을 넘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상장사의 현황을 기반으로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씨케이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다시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한 기업 중 하나다. 주요 주주인 도카이카본과 케이씨가 이익 회수에 급급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지해준 덕분이다. 과감한 투자는 경영 실적이 휘청거릴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2공장 세워 CVD SiC 생산하며 매출 성장 속도, 2019년까지 꾸준히 투자 진행
티씨케이는 1996년 설립 후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고순도 흑연제품을 선보였지만 성장세가 더뎠다. 2002년 2공장을 완공하고 불순물이 나오지 않도록 코팅한 CVD SiC(화학기상증착 실리콘 카바이드)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매출 규모가 확대됐다.
이후 티씨케이는 사업을 CVD SiC 코팅제품과 SiC웨이퍼 등으로 넓혀갔다. 이후에도 2~3년에 한번 씩 CVD 코팅 관련 설비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단순히 생산 능력만 확장 시킨 것은 아니다. 기술의 변화와 시장 수요에 발맞춰 2014년에는 CVD SiC 코팅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솔리드 SiC 관련 투자를 위해 202억원을 투입했다.
솔리드 SiC는 코팅 두께를 기존보다 100배가량 두껍게 해 불순물 발생을 원천 차단한 기술이다. 이후에도 2019년까지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발맞춰 시설 투자를 꾸준히 진행하다 2019년 이후 투자 움직임이 주춤해졌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고객사의 주문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공정 소모품 시장은 비포 마켓과 애프터 마켓으로 분류한다. 비포 마켓은 반도체 장비회사에 납품하고 이 장비사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엔드 유저에게 납품한다. 티씨케이는 글로벌식각 장비사에 SiC링을 공급하는 비포 마켓에 포함된다. 글로벌 장비사의 수요가 줄어들어 설비 투자도 움츠러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3년 간 설비 투자를 자제했던 티씨케이는 지난해 다시 설비 투자를 재개했다.
◇3년 만에 투자 재개, 수요 확대 및 차세대 아이템 연구 목적
작년부터 고객사 가동률이 높아지며 장비사의 SiC 포커스링 주문이 빨라지며 시설 투자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4월 342억원을 투자해 증축한 경기도 안성 공장 설비 투자건은 완료가 된 상태다.
대규모 시설 투자 계획 발표 후 한 달 만인 작년 5월 티씨케이는 256억원 규모 추가 투자 소식을 알렸다. 신규 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 확보 차원이었다. 신규 부지는 기존 안성 공장 대비 1.4배나 크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것이 목표다.
티씨케이 관계자는 “작년 4월에 투자 결정한 안성 공장 증축을 완료했고 이는 내년까지의 SiC 물량을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며 “신규 부지 확보한 건은 2024년 이후의 커지는 수요를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차세대 아이템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공장 콘셉트가 바뀔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티씨케이는 설비 투자를 통해 다음 챕터도 꾸준히 준비 중이다. 작년 이사회 의결 사항을 살펴보면 2022년 9월 28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TaC(탄화탄탈륨)제조설비투자 승인의 건’과 ‘인접 부동산 구입 승인의 건’이 가결됐다.
작년부터 티에쓰시는 중장기 성장을 위해 TaC 서스펙터, 단결정 SiC 웨이퍼, 2차 전지 소재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사회를 통해 TaC 관련 설비 투자를 허가 받은 만큼 이 분야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필수 공정인 에피(Epi) 공정에서 활용되는 것으로 티씨케이의 TaC 서스펙터가 중국이나 유럽 쪽에서 수요가 많은 상태다. 이 수요 대응을 위해서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건이다.
특히 증권가에서 티씨케이는 완벽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좋은 기회가 와도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 성향으로 유명하다. 최근 반도체 업황이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었지만 시설 투자를 늘리는 행보를 보이자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티씨케이 관계자는 “전기차(EV)시장 확대되면서 에피 공정에서 사용되는 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 대응하기 위한 TaC관련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공시하지 않는 시설 투자(자기자본 10% 미만)건도 상당히 많다”며 “기존의 포트폴리오와 다른 것들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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