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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팬데믹 이전과 이후는 다른 세상, 안보가 경제정책 변수"[Q&A] 기업들 정부 접촉면 늘릴 필요성...친환경차 패러다임 변화, 현대차 기회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24 09:10:03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의 엔데믹화는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경제논리의 세상이 도래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기업을 포함한 경제주체들도 과거의 시장 대응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벨은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엔데믹 시대, 글로벌 통상 변수와 산업별 전망'을 주제로 '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을 주최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 변준영 EY한영 산업연구원 원장 등 연사들이 발표를 진행한 뒤 윤덕룡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위원의 사회로 질의응답 및 토론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윤덕룡 한국개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변준영 EY한영 산업연구원 원장.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이슈와 관련한 내용으로 세션이 시작됐다. 김 수석은 SVB 사태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어 은행권 전반의 손실을 줄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질의응답의 화두는 엔데믹 시기의 경제 현황으로 옮겨갔다. 김 수석은 "일반적 인식과 달리 팬데믹 시기 국내 수출은 크게 늘었고 반대로 서비스 소비는 많지 않았다"며 "팬데믹과 관련이 있는 요인과 무관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내 제조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시기를 거치는 동안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이 심화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두 나라가 각자 스스로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기술패권경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윤 위원은 미중 기술패권경쟁 속에서 한국은 정치논리상 미국의 경제권역에 포함될 수밖에 없으나 중국이라는 거대시장 없이 국내 산업계가 발전해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지적하며 정 위원에게 기업의 대응 전략을 물었다.

정 위원은 "팬데믹이 지났다고 세계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며 "세계는 새로운 상황으로 나아가는 것이며 기업들이 과거에 해 왔던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운을 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쟁의 형태로 구체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됐다. 이제 각국 정부는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까지 염두에 두면서 정책을 수립한다. 정 위원은 기업들이 우선 각국 정부의 안보정책을 정확하고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부와의 접촉면을 빠르게 늘려야 하며 동시에 미국 중심의 새로운 공급망에서 제외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도 힘줘 말했다.

정 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미국 IRA에 발을 맞춰야 하지만 중국산 원재료에서 탈피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중장기적으로 특정 지역이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략적 협력 파트너를 확보해야 한다고도 진단했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재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윤 위원은 이러한 생산기지 재편이 기업의 수익성 제고 요인이 될 것인지, 아니면 기회비용 부담 증대로 이어질 것인지를 변 원장에 질문했다.

변 원장은 "수익성을 떠나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중 갈등이 더욱 심화하면 중국에서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고 기업들의 탈중국 러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산업의 경우 당장은 중국 시장을 잃는 것이 큰 타격일 수 있으나 중국 진영의 기술적 경쟁력이 미국 진영 대비 높지 않은 만큼 선제적인 탈중국이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바람이 불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등 아직 내연기관차가 생산의 중심인 시장이 남아있기도 하다. 윤 위원은 이런 시장들이 언제쯤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될 것인지, 이런 변화가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기업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변 원장에게 물었다.

변 원장은 "국가별로 전기차의 확대와 내연기관차 퇴출 등을 위한 탈탄소 규제가 다소 차이는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조금 빠르거나 늦는 것의 차이일 뿐 미국이나 일본도 친환경차 중심으로 넘어갈 것은 확실하다"고 봤다.

변 원장은 "현대차와 기아는 테슬라만큼 앞서 있지는 않으나 후발주자 중에서는 가장 앞서 있는 프론티어(선도자)"라며 "친환경차 중심으로의 시장 변화는 분명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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