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체접합의약품(ADC) 개발 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이전을 넘어 자체 임상 진행을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글로벌 임상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올해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회사의 현금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TROP2 타깃 'LCB84'로 연내 임상 1상 진입 목표...트로델비 대항마로 개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는 'LCB84'로 글로벌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그동안 다수의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으로 ADC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제 자체 임상개발을 통해 더 높은 가치로 기술이전에 임하겠다는 전략이다.

레고켐바이오는 미국 임상을 진입하기 위해 작년 3월 미국지사 '안티바디켐 바이오사이언스(ACB; AntibodyChem Biosciences)'를 설립했다. 다수의 기술이전 딜을 주도한 채제욱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사업전략 부사장이 ACB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채 대표를 주축으로 트로델비 개발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ADC와 케미컬의약품 R&D 경험이 있는 과학자문위원회(SAB)가 ACB에서 임상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LCB 84는 TROP2를 타깃으로 하는 ADC 후보물질이다. 경쟁약물로는 이미 상업화에 성공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트로델비'와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임상 3상을 진행 중 'DS-1062'가 있다. 회사는 DS-1062에 이어 세 번째 TROP2 타깃 ADC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는 LCB84의 적응증으로 삼중음성유방암(TNBC), 폐암, 대장암, 기존 약제에 내성이 생긴 암종을 타깃으로 고려 중이다. 현재 우수실험실운영기준(GLP) 독성 실험을 마치고 미국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채제욱 레고켐바이오 부사장은 더벨에 "올해 2분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후 4분기에 미국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을 포함해 미국 유수의 임상전문 병원들에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1년 단행한 유상증자로 현금 유동성 풍부...R&D 비용 2020년 이후 500억원대

레고켐바이오는 2021년 ACB 설립과 ADC 파이프라인 임상을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해당 유상증자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쿼드자산운용을 비롯해 데일리파트너스와 SG프라이빗에쿼티 등 6개 기관이 참여하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레고켐바이오는 2020년 이미 561억원 규모로 R&D에 투자하며 추가 자금조달은 불가피했다. ADC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위해 항체 도입과 전임상 연구를 위해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회사의 현금 유동성도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기준 현금성자산은 1180억원으로 매년 약 500억원의 R&D 비용을 투입하는 데 자금 여력이 생겼다. 회사는 확보된 자금을 통해 글로벌 임상 수행은 물론 새로운 타깃으로 ADC 파이프라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R&D 비용을 확보한 레고켐바이오는 2021년 이후 신규 항체를 도입하는 계약을 잇달아 맺었다. 레고켐바이오는 메디테라니아(Mediterranea), 하버바이오메드(Harbour BioMed), 글라이코토프(Glycotope), 엘쎄라(Elthera) 등에서 항체 기술을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신규 항체를 도입해 신규 타깃 ADC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도출해 내는 한편 유망한 파이프라인은 ACB에서 자체 초기 임상을 진행해 가치를 높여 대규모 기술이전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보스턴에 설립된 ACB에 글로벌 임상 관련 인력 구성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추후 세부 인력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