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ABCP 긴급점검]'관리모드' NH증권, 새해부터 달라졌다④1분기 신규 2583억 신규공여, 지방 사업장 브릿지론 포함…수도권 재개발 후순위도 참여
이상원 기자공개 2023-03-31 13:40:19
[편집자주]
위기를 간신히 넘기긴 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전국 단위로 미분양률이 급증하며 PF대출 상환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브릿지론을 단기로 차환 발행하며 버티던 증권사도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올 1분기 만기 도래를 앞둔 증권사 보증 PF-ABCP 규모만 20조원에 달한다. 단기자금시장 리스크가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PF-ABCP를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리스크를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은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참여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 덕에 PF 리스크가 고조되던 시기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었다.그러던 NH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달라졌다. 두 건의 대규모 신용공여를 신규로 진행했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방 공동주택 개발사업 브릿지론에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 더불어 수도권 재개발 사업에는 후순위로 참여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선별적인 투자로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창원 공동주택 개발사업 브릿지론 참여에 '불안'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 1분기 PF-ABCP 만기 도래 규모는 1조251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3분기만 놓고 보면 678억원 수준이다. 그동안 부동산PF 사업 참여를 신중하게 결정하며 우발채무 규모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결과다.
1분기 새롭게 진행한 신용보강 규모는 2583억원이다. 8276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68.79% 감소했다. 절대적인 수치가 줄며 리스크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기간 1200억원대 신규 신용보강을 두 차례나 진행했다. 지금의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다소 공격적인 모습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규모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 공동주택 개발사업이다. 해당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기업(SPC) 마운트트라이㈜가 발행한 1230억원 한도의 유동화증권에 NH투자증권이 지난달 28일 매입보장을 제공했다.
해당 사업은 자산동 70번지 일대 6만8775㎡에 지하 2층~지상 33층, 12개동 1250가구 규모로 들어설 계획이다. 2008년 7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2012년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10년간 지지부진하다가 2019년 4월 시공사로 태영건설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주택사업인 데다 신규 브릿지론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아직까지 신규 본PF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창원내 '롯데캐슬 포레스트'와 '센트럴파크 에린의 뜰'이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을 정도다. 하지만 모두 창원 도심에 위치해 있는 반면 마산합포구는 도심과 다소 떨어져 있다. 입지에서 밀리는 만큼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자금난으로 최근 대규모 차환을 받았다. 이를 통해 PF 사업 부실을 틀어막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도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
◇중후순위 비중 '눈길'…"리스크 관리에 집중"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NH투자증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은 28%를 나타냈다. PF 익스포저 중 브릿지론 비중이 18%다. 양적으로나 질적인 위험도는 다른 대형 증권사 대비 낮은 편이다. 다만 같은 기간 중후순위 비중은 45%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가운데 올 1분기에도 수도권 재개발 사업에 후순위로 참여했다. 1207억원 규모의 경기도 수원시 영통2구역주택재건축정비사업 본PF다. 총 공사비는 1조645억원으로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각각 70%, 30% 비중으로 참여했다. 수원 영통구 매탄동 897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35층, 총 31개동 공동주택 4002가구 규모다.
NH투자증권는 SPC 샤이닝스톤영통이 발행한 유동화증권에 매입보장 약정을 체결했다. 기초자산은 5457억원 한도의 대출금 가운데 후순위에 해당하는 1207억원 한도의 대출채권과 부수담보권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은 대체자산투자본부 산하에 IB 크레딧지원부를 편제해 부동산PF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IB사업부에서 1차적으로 대체자산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수익보다는 관리에 집중하며 인수보다는 주선 형태의 비즈니스 딜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며 "중후순위 비중은 타사 대비 크지 않은 편이며 향후에도 선별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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