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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수소경제]수소법은 세계 최초였지만...주춤한 정부 정책②미국은 생산 시설에 세액공제, 일본은 2014년부터 육성 의지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06 07:40:15

[편집자주]

수소는 에너지 전환을 논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에너지원이다. 친환경적일뿐 아니라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라 '꿈의 연료'라고 불린다. 아직까지는 수소경제로의 진입에는 풀어야 할 기술적, 경제적 문제가 산적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인 셈이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해 각광받아온 수소에 대한 정부 및 시장의 관심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수소경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더벨이 수소 산업과 관련한 우리나라 및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국내 기업의 진행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앞으로 27년.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약속한 기간까지 남은 시간이다. 나라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주요 국가들은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2050년 탄소중립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에너지 전환이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에너지원으로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어렵다. 탄소 배출이 없는 무공해 에너지에 대한 지원 정책이 확대되는 배경이다. 태양광·풍력 등이 재생에너지로 가장 유명한데,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소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은 수소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출처 : Hydrogen Council(2022), Decarbonization Pathways, 2021~2022 ; Deloitte Insights analysis

◇해외 주요국 수소 정책 살펴보니…

수소를 청정 에너지원으로 쓰기까지 저장·운송을 위한 추가적인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다. 아직 대량생산이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재생 에너지 산업도 충분히 성장하지 않아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생산에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 든다는 점도 문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기술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으므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배경에서 전세계 주요국에서는 수소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을 살펴볼 수 있다. 미국에서 최근 발표된 IRA는 수소 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정부 차원의 지원 사례로 꼽힌다.

IRA가 시행되면 미국 내 신규 청정수소 생산 시설을 설립하면 생산 세액공제(PTC, Production Tax Credit)과 투자 세액공제(ITC, Investment Tax Credit)를 적용받을 수 있다. 생산하는 수소 1kg당 최대 3달러, 투자금의 최대 30%에 대한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뿐만 아니라 탄소 포집·저장(CCS)을 활용한 블루수소 생산에 대한 지원책도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블루수소는 청정 에너지를 기반으로 생산하지는 않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CCS 방식으로 줄인 수소를 뜻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수소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초기 시장 규모를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DOE)를 중심으로도 수소경제 진입을 위한 단계적 지원 방안도 마련해놨다. DOE는 지난 2021년 6월 발표한 '수소 샷(Hydrogen Shot)'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10년 이내에 청정수소 생산단가를 kg당 1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같은해 11월 통과한 '초당적 인프라 투자법안(BIL)'을 통해 5년 간 95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수소산업 투자 예산도 확보한 상태다.

EU도 오는 2030년 역내에서 청정수소 1000만톤(t)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근 핵심원자재법(CMRA)과 함께 EU가 발표한 탄소중립산업법(NZIA)에도 수소산업 지원 방안이 담겨있다. 수소산업 촉진 및 수소 수입 확대를 위해 유럽수소은행을 설립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더불어 개별 국가 차원에서도 수소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수소경제를 집중육성 해왔다. 이미 2014년 수소 사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2017년 세계 최초로 수소 전략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30만톤의 수소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목표치 자체는 높지 않지만 기술을 축적해 수소 공급자 지위를 선점하겠다는 점에 방점이 실려있다.

중국 역시 수소경제 진입을 위해 나서고 있다. 중국 수소정책의 핵심은 수소차 및 수소 충전소의 보급, 부품 국산화, 수소 생산 기반 구축, 정부 지원금 확충 등이다. 최종적으로 2050년까지 에너지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미 일부 지역에 수소 시범 도시를 조성한 상태이기도 하다.

◇왜 수소인가

수소의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하게 존재하는 물질이라는 점이다. 질량 기준으로 우주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고갈 우려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석유·석탄 등과 달리 전세계 어디에서나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도 수소의 장점이다.

태양광·풍력 에너지 역시 편차가 있겠지만 화석연료처럼 지역적 편중성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한 에너지 발전은 시간별로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햇빛이 충분하거나 바람이 부는 등의 자연적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 힘들다.

또 수소는 오랜 기간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다. 수소 에너지를 생산해 저장해놨다가 필요한 곳으로 운송해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소는 석유·석탄과 같이 채굴할 수 있는 원료가 아니라 전기처럼 생산해야 하는 2차 에너지다. 물이나 석유·석탄 및 천연가스 등에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다른 에너지를 사용해 분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화석연료 기반으로 만들어낸 에너지를 활용하면 결국 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수소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서로 취약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생산해 저장하면 이를 에너지가 필요한 지역, 시점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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