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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밸류체인 주축 KT스튜디오지니, 조속한 흑전 '우영우'로 매출 8배 이상↑…차기작 발굴·지배구조 안정에 달린 올해 성과

이장준 기자공개 2023-04-04 11:05:2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스튜디오지니가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본격적으로 제작 작품들을 유통하면서 경영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 흥행에 힘입어 1년 새 매출이 8배 넘게 성장했다.

올해 성과는 차기작과 KT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이슈에 달렸다는 평가다. 우영우 이후 아직 눈에 띄는 히트작을 발굴하지 못한 만큼 흥행할 만한 아이템을 찾는 게 우선이다. 아울러 KT가 CEO 선임에 실패하면서 미디어 밸류체인 주축으로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펼치기 어렵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출범 직후 수목 1위 드라마 배출 성과, 수익성도 기업가치도 '껑충'

KT그룹에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전담하는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해 별도기준 10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전 118억원의 8.5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1년 3월 출범해 첫 해 48억원의 영업손실과 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96억원의 영업이익, 17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속되는 투자로 적자가 빈번한 콘텐츠 업계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나아가 KT스튜디오지니는 CJ ENM을 2대 주주(9.1%)로 맞으면서 1조1000억원 수준의 밸류를 평가받았다. 추후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두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수익성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오리지널 드라마 우영우의 메가 히트다. 스카이라이프TV가 운영하는 ENA 채널을 통해 처음 방영한 작년 6월 29일 0.9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종회에서 17.53%로 오르며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연결기준으로도 3842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1년 전 632억원과 비교하면 5배 넘게 불어난 규모다. 2021년에는 58억원의 영업손실과 1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하지만 지난해 58억원의 영업이익, 18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KT스튜디오지니가 36%의 지분을 보유한 지니뮤직은 지난해 연결기준 2861억원의 영업수익, 138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1년 전과 비교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13.5%, 31.6%씩 늘어난 수준이다.

KT 관계자는 "제작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유통하게 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연결기준으로도 2021년에 회사 설립 이후 연결회사 중도 지분 인수로 일정 기간만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됐는데, 지난해에는 전체가 반영되면서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 우영우' 발굴 미션, 거버넌스 리스크에도 투자 확대 가능할까

KT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 차원에서 미디어·콘텐츠 부문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한다. '원천 IP 발굴(스토리위즈)-기획·제작(KT스튜디오지니)-채널(ENA)-OTT(지니뮤직)-플랫폼(밀리의서재)' 등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의 중심축에 해당한다.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을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유즈(OSMU)' 전략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통 채널은 KT그룹에 국한하지 않는다. 특히 KT시즌이 사라진 만큼 미디어 대세가 된 OTT 채널은 대외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혈맹을 맺은 티빙뿐 아니라 최근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글로벌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KT스튜디오지니가 만든 로맨틱 코미디물 '보라! 데보라'는 ENA 채널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국내외로 공급한다.

KT스튜디오지니로서는 유통 채널을 다양화한 상황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포스트 우영우를 발굴해야 올해 이후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우영우 이후 KT스튜디오지니가 선보인 '굿잡', '가우스전자', '얼어죽을 연애따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사장님을 잠금해제' 등 작품은 유의미한 시청률을 기록하진 못했다.

새로운 흥행 아이템을 찾기 위해 공모전도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수상작은 KT스튜디오지니가 영상화를 진행할 뿐 아니라 그룹 내 미디어 밸류체인에서도 해당 IP를 활용하려 한다.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에서 오디오 드라마화를, 스토리위즈에서 웹소설·웹툰화를 검토하는 식이다.

KT 관계자는 "1분기 '남이 될 수 있을까', '딜리버리맨'을 시작으로 이달 초에는 '종이달', '보라! 데보라'가 준비 중"이라며 "올해 약 14편이상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회사 KT(90.9%)의 지배구조 이슈 역시 KT스튜디오지니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KT스튜디오지니에는 그동안 KT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사장과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윤 사장이 차기 CEO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다가 주주총회 직전 사퇴하면서 KT는 현재 박종욱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또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사업과 경영 현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그룹 수장이 공석이 된 만큼 중장기 전략을 구상·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고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펴기에도 만만치 않으리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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