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점검]'부채비율 200%' 하나마이크론, 자산재평가 나선다②'1633억' 투자부동산 측정 정책 변경, 자본확충으로 재무구조 개선
구혜린 기자공개 2023-04-10 09:20:53
[편집자주]
코스닥 시장은 1996년 개설된 이후 지속적인 성장속에 현재는 유가증권 시장과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 규모를 갖췄다. 하지만 인식의 저평가로 인한 혁신기업 이탈, 취약한 투자 환경으로 고민이 깊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출범해 차별화된 브랜드 창출에 나섰다. 더벨은 출범 100일을 넘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상장사의 현황을 기반으로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마이크론이 자산재평가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한 투자금 마련을 위해 잇달아 레버리지를 실행하면서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한 상태다. 이에 투자부동산 측정 회계정책을 공정가치모형으로 변경, 자본 확충으로 부채비율 낮추기에 돌입할 전망이다.코스닥 상장사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투자부동산 측정 회계정책을 원가모형에서 공정가치모형으로 변경했다. 투자부동산은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비업무용 부동산이다. 업무용 부동산인 유형자산과는 별도의 계정으로 분류된다.
하나마이크론이 보유한 투자부동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633억원에 달한다. 판교 연구개발(R&D) 센터 토지 및 건물 503억원, 베트남 생산공장 건물 및 토지 594억원 등이다. 여기에 건설 중인 베트남 생산공장이 526억원 집계돼 있다. 현재 추가로 매입약정을 체결 중인 694억원 규모 투자부동산이 반영되면 총 투자부동산 규모는 더 늘어나게 된다.
하나마이크론은 유형자산 일부를 투자부동산으로 대체하는 과정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2021년엔 329억원 규모 유형자산이, 지난해엔 131억원 규모 유형자산이 투자부동산으로 대체됐다. 판교 R&D 센터 건물 일부에서 임대수입이 발생한 결과로 파악된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판교 사옥을 유형자산에서 투자부동산으로 재분류하는 회계처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투자부동산을 공정가치로 평가하면 정기적으로 자산재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자산재평가는 자본확충 효과를 가져온다. 토지, 건물 등을 시장가격으로 평가받은 뒤 재평가차익을 기타포괄이익(자산재평가잉여금)으로 회계처리하면 결과적으로 자기자본이 늘어난다. 이연법인세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자본확충 효과를 볼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자산재평가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 역시 지난 2021년 유형자산(토지) 재평가를 진행해 66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인식했다.
자본확충 시 하나마이크론의 부채비율 하락이 예상된다. 하나마이크론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8.6%다. 2020년 말까지 200%대로 유지되던 부채비율을 2021년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해 장단기 차입금이 두 배 이상 늘면서 원상복귀된 상태다. 하나마이크론 별도 부채비율 역시 164.6% 수준으로 연결 부채비율과 큰 차이가 없다.
잇단 차입은 캐파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 때문이다. 하나마이크론은 후공정 업체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보니 고객사 요구에 맞춰 캐파 투자에 막대한 금액을 쏟고 있다. 특히 베트남 법인(Hana Micron Vina Co.,Ltd)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후공정 사업을 맡게 되면서 지난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2800억원에 달하는 차입 약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나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베트남 사업 기간은 2027년까지로 앞으로도 시설투자는 지속돼야 한다.
부채비율을 의식한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자금조달 방식으로 일반 메자닌이 아닌 영구 전환사채(CB)를 택하기도 했다. 지난달 운영자금 20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280억원 사용 목적으로 총 480억원 규모 30년 만기 사채를 발행했다. 영구채는 일반 CB 대비 변제순위가 후순위에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된다.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을 고려해 은행 차입이나 일반 메자닌 발행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하나마이크론 측은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는 자산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한다"며 "이번 회계정책 변경은 재무상태, 재무성과 또는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신뢰성 있고 더 목적적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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