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유증&디테일]켐트로닉스, 보통주 아닌 RCPS 구조 짠 까닭①재무·지배구조 측면 유리한 조건, "구체적인 투자 가치 제시"

김소라 기자공개 2023-04-14 08:31:12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1: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 IT 솔루션 업체 '켐트로닉스'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보충을 선택했는데 이때 발행 신주를 우선주로 설정해 눈길을 끈다. 자금 수혈을 비롯해 어느 정도 지배력 안전판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발행사에 다소 유리한 조건이지만 그만큼의 투자 가치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켐트로닉스는 3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총 143만5681주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할 예정이다. 자금 납입일은 오는 20일이다.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개최해 해당 사안을 결의했다.

켐트로닉스는 이번 유증의 여러 이점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 외에도 재무, 지배구조 면에서의 효익 충족이 가능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보통주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 효과와 더불어 메자닌의 이점도 취할 수 있는 '2중 구조'를 띄는 덕이다.

켐트로닉스는 RCPS 증자로 지배력 약화 가능성을 낮췄다. 통상 보통주 증자 진행 시 발행 신주만큼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되기 때문에 대주주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불리하다. 반면 RCPS의 경우 상환이 가능하다 보니 지배지분 희석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상환 기간은 오는 2026년 4월부터 2029년 4월까지 총 3년간이다.

자금 상환 진행 여부는 켐트로닉스가 결정할 수 있다. RCPS 상환권을 인수자가 아닌 발행사가 갖도록 조건을 설정한 덕이다. 이는 켐트로닉스 재무건전성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발행사가 상환권을 확보함으로써 RCPS의 자본 인정 조건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RFS)은 RCPS를 부채로 분류하지만 발행사가 상환권을 가질 경우 이를 자본으로 본다. 발행사가 원하는 때에 갚거나 아예 갚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아울러 켐트로닉스는 전환 요건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보통주 전환 가능 기간 동안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에도 RCPS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은 진행하지 못하도록 조건을 짰다. 이를 통해 발행 가능한 신주 물량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했다. 유증 세부 조건에 따른 보통주 전환가액은 2만896원이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일반 전환사채(CB)는 부채로 잡히는 반면 이번 유증은 자본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유동성 확충이 가능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종합적으로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RCPS 인수자는 온전히 투자 가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수자는 '액시스 점프 신기술투자조합'으로 이번 유증 물량을 전량 소화할 예정이다. 이들의 엑시트(자금 회수)가 가능한 시점은 자금 납입일로부터 1년 뒤인 2024년 4월부터 총 5년간이다. 이 기간 주가 상승 기회를 포착해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켐트로닉스는 미래 성장 가능성과 관련해 인수자와의 충분한 상호 협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유증 자금으로 유형자산 등 비유동자산을 늘리는데 집중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를 비즈니스 성장 밑거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켐트로닉스는 2017년 12월 NH투자증권을 대상으로 RCPS를 발행해 55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당시 유증 역시 상환권 보유, 리픽싱 제외 등 이번 증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이뤄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