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멀티에셋, 포스코·SK하이닉스에 "이사 보수 과도" 으름장영업익 대비 실지급액 과다 기업에 반대표 행사
조영진 기자공개 2023-04-19 08:14:16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이 포스코홀딩스와 SK하이닉스의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이사의 보수체계를 책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지난 3월 투자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33개 안건 중 3개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의결권을 행사한 종목은 삼성전자, 포스코홀딩스,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등이다. 이 중 포스코홀딩스와 SK하이닉스에 반대표가 집중됐다.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이 이번 주주총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정한 이사의 보수한도 수준은 과다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이사의 보수 실지급액이 경영성과에 연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성과보수연동제는 현금배당 확대, 유휴자산 재배치 등 다소 공격적인 요구와 결을 달리하는 기업가치 제고정책 중 하나다. 일반투자 목적으로 한국알콜 지분을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보상기준이 주가와 연동이 돼야 한다는 뜻을 밝히며 이사회의 변화를 촉구한 바있다.
멀티에셋자산운용도 투자기업들의 영업성과와 사내이사 보수 증감률을 비교하며 각 기업마다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보수한도 안건에서 이사회의 규모를 11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유지하고 보수한도를 410억원에서 48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퇴직금을 제외한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은 1년 새 54억원에서 43억원으로 20% 감소했고, 영업이익 또한 51조6300억원에서 43조3800억원으로 감소했다"며 "경영성과가 악화됐으나 퇴직금을 제외한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은 감소했기 때문에 이사의 보수 실지급액이 경영성과와 연계 설정돼 있어 보수한도가 과다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에도 찬성의 뜻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2년 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3.1% 증가했기 때문에 약 116.3% 상향 조정된 이사 1인당 보수 실지급액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는 "경영성과가 57.9%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이 25.8% 감소했다"며 보수한도가 매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와 SK하이닉스는 업계로부터 낙제점을 받은 분위기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보수한도 안건에서 이사회의 규모를 12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7명)으로 유지하고 보수한도를 100억원으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은 2021년 말 12억5000만원에서 2022년 말 17억원으로 35.8% 증가했다.
사내이사의 보수는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9조2400억원에서 4조8500억원으로 47.5%가량 급감했다. 이에 멀티에셋운용은 "경영성과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이 증가하는 등, 경영성과에 연계되지 않게끔 보수한도가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던졌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은 89.0%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조4100억원에서 6조8100억원으로 45.1% 감소했다"며 "경영성과가 저조했지만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은 크게 증가해 보수한도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멀티에셋운용은 서면투표제를 폐지하려는 포스코홀딩스의 정관변경 안건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종이 우편물 감축을 통해 ESG경영을 강화한다는 게 이사회측 입장이지만, 주주참여를 지원하는 서면투표제가 폐지될 경우 주주의 주총 참여경로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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