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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노트, 애매한 동거 유바이오…영향력은 넓혔다 조영식-백영옥 회장 선후배 사이, 손상차손 1490억 반영…천천히 이사회 입지 확대

최은진 기자공개 2023-04-17 13:06:34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노트와 유바이오로직스의 애매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지만 직접적인 경영참여는 하고 있지 않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만 참여만 할 뿐이다.

특히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경영상 직접적 개입이 아닌 기타비상무이사 및 사외이사를 1인씩 더 늘려 감시감독 역할을 강화했다는 데 주목된다. 바이오노트와 유바이오로직스의 이사회 이사 구성이 3대2가 됐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2021년 첫 매입 후 2000억 투입 '최대주주' 확보…경영참여 목전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의 지분 16.72%를 보유하고 있다. 조영식 바이오노트 회장과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이 개인적으로 0.06%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바이오노트는 2021년 10월부터 유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매입해 지금의 지분율까지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총 2000억원이 투입됐다.


유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바이오노트의 회계상 분류는 '관계기업'이다. 매입 초창기인 2021년까지만 해도 '금융자산'이었지만 작년 초 관계기업으로 바꿨다. 지분율이 20% 미만이지만 이사회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회계분류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 장부가격을 1981억원에서 542억원으로 조정했다. 회수가능금액과 장부가 사이의 괴리로 추산한 149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첫 지분취득을 한 2021년 3월 주가가 2만450원이었고 작년 12월 말 주가가 8900원인 걸 감안하면 반토막 난 주식가치로만도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

재무 뿐 아니라 실적으로도 유바이오로직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555억원으로 전년대비 41% 늘었지만 38억원 영업적자와 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수년째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순손실로 따지면 설립한 2010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되는만큼 마이너스 실적으로 반영된다.

◇노골적 경영참여 어려운 지인관계, 기타비상무·사외이사 2인 추가

하지만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경영참여에 그닥 적극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사업보고서상 유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사업관련 등'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2월 유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추가로 더 매수하며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목적에서 경영참가목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사업관련 협업 파트너사로는 보고 있지만 경영참여 계획은 갖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바이오노트가 유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노골적 경영참여가 어려운 이유가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를 이끄는 백영옥 대표이사 회장이 바이오노트를 이끄는 조 회장과 선후배 사이라는 점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수의학과 출신 경영인이다. 백 회장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창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관련 인맥이 두텁다.

올해 1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발표하는 현장에서도 백 회장은 연단에 선 조 회장의 딸 조혜임 전무를 직접 찾아가 인사를 건넸다. 부친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격의없이 이야기 할 정도로 친화력이 강점으로 꼽히기도 하는 인물이다.


바이오노트는 한번도 유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 자리를 넘본적은 없다. 그러나 서서히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이사회에 현재 조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임기는 2025년까지다. 이사회 참석률이 100%인데다 모든 안건에 찬성할 정도로 유바이오로직스의 경영에 협조적이다.

여기에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상영 바이오노트 신약개발사업본부 이사를 추가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바이오노트측 주요 인사 2인이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셈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비상근 이사로 이사회의 감시감독 역할을 한다.

작년 말 백 회장과 경영 호흡을 맞추던 최석근 대표를 물러나게 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사회 내 유바이오로직스측 인력은 백 회장과 박영신 생2본부 전무 단 둘 뿐이다.

여기에 더 해 사외이사 전열도 눈여겨 볼 지점이 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추가로 선임한 강화순 사외이사의 경우 바이오노트측 인력으로 분류된다. 강 이사는 바이오노트의 자회사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최근 설립한 에스디의학연구소 이사를 맡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2020년부터 사외이사로 활약한 방사익·정종호 이사의 경우엔 바이오노트와는 무관한 인물이다. 이를 고려하면 바이오노트는 사내이사로 입성하진 않았지만 이사회에서 전열을 늘리는 방식으로 천천히 경영을 장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노트의 이사회 전열은 최소 2대 3 정도로 파악된다.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엔에이백신에 투자하는 등 백신투자에 적극적이다. 관련 기술을 내재화 하면서 진단 이외의 백신 사업으로까지 사업외연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노트에서 이렇다 할 적극적인 경영개입은 없는 상황"이라며 "파트너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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