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인력 분석]㈜LG 여전히 대표이사 직속 5개팀, 이유는③-2 전자팀 화학팀 통신서비스팀장은 여전히 대표 직속...인사팀장 외부 수혈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19 15:17:18
[편집자주]
지주사의 경쟁력은 인물에서 나온다. 자회사 지원이나 매각은 물론 그룹 차원의 M&A나 투자 등 신사업 발굴이 모두 지주사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판단력, 분석력, 추진력이 필수로 요구될 수밖에 없는 분야다. 국내 1호 지주사 ㈜LG 이후 국내 주요 그룹이 속속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더벨이 이들 지주사를 구성하는 핵심 인물들과 함께 지주사 차원의 경영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말 이뤄진 조직개편으로 ㈜LG 조직도에 16년 만에 변화가 생겼다. 2개 부문이 신설되면서 5개팀이 2개 부문 아래로 배치됐다. 그러나 여전히 대표이사 직속으로 남아있는 5개팀이 있다. 전자팀과 화학팀, 통신서비스팀, 고객가치혁신팀, 인사/육성팀 등이다.◇전자, 화학, 통신서비스팀장은 모두 전략통
전자팀과 화학팀, 통신서비스팀은 팀에 속한 계열사와 지주사의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팀은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을, 화학팀은 LG화학·LG생활건강·LG에너지솔루션을, 통신서비스팀은 LG유플러스·LG헬로비전·LG CNS 등을 각각 맡고 있다.
해당 팀장들은 계열사 경영을 속속들이 알고 산업 환경 역시 잘 파악하고 있어야 만큼 해당 계열사 출신이 선임된다. 3명 모두 LG그룹 내부 출신이며 전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비슷한 이유로 앞으로도 순혈주의가 지켜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각 팀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해당 사업의 전략적 방향 역시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말 전자팀장으로 안준홍 전무가 선임됐는데 그는 2020년 LG경영개발원으로 이동하기 전 LG이노텍에 몸담았다. 기판소재, 카메라모듈 사업 전반 밑그림을 그렸던 인물로 꼽힌다. 부품 사업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그가 전자팀장에 선임되자 LG이노텍에 적극적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화학팀장인 강창범 전무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화학팀장을 맡고 있다. 그는 LG화학 출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신인 전지사업본부에서 경영전략담당 임원으로 재직했다. 특히 5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LG그룹 화학 사업의 무게중심이 2차전지에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통신서비스팀장을 맡고 있는 윤창병 상무는 지난해 11월 선임됐다. 기존 팀장은 LG유플러스 출신이었는데 LG CNS 출신으로 바뀌었다. 역시 그룹 차원의 전략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윤 상무는 1974년생으로 이남준 재경팀장, 장건 법무/준법지원팀장과 함께 팀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이동 직전까지 LG CNS에서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지냈다.
3명 팀장 모두 전략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계열사의 전반적 사업 방향과 경영 전략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만큼 현장 출신이나 연구개발(R&D) 쪽보다는 전략이나 기획에 강한 인물들이 선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육성팀장과 고객가치혁신팀장, 대표이사 직속인 이유는?
인사/육성팀장은 계열사 대표이사를 비롯해 고위 경영진 인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말그대로 중책 중의 중책으로 자연스럽게 대표이사 직속으로 남아있다. 특히 2021년 말 김이경 전무가 인사/육성팀장(당시 인사팀장)에 선임됐다는 점은 상징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인사가 만사'인 상황에서 기존 LG그룹 분위기나 문화, 각 인물에 대한 내부 평판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내부 출신 대신 외부 출신을 선임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사 과정에서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임기 내 성과만을 평가하겠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순혈주의 타파 의지 역시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이경 전무는 구광모 회장이 2018년 영입된 인물이다. 20년 넘게 인사관리 부문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액센츄어와 PwC 등 외국계 컨설팅기업과 독일의 생명과학기업 머크(MERCK), 이베이코리아 등에서 근무했다.
고객가치혁신팀장인 정현옥 부사장은 ㈜LG의 유일한 부사장이다. ㈜LG 임원은 대표이사인 회장과 부회장, 사장 2명, 부사장 1명, 전무 9명, 상무 8명으로 이뤄졌다. 정현옥 부사장은 대표이사 직속인 5개팀의 팀장 가운데 유일하게 구광모 회장 취임 이전부터 ㈜LG에 몸담은 인물이기도 하다. 기존에 경영전략임원을 지내다가 구 회장 취임 이후 신설된 경영혁신팀에서 팀장을 맡았다. 이후 경영혁신팀이 없어지면서 현재는 고객가치혁신팀장을 맡고 있다.
고객가치혁신팀은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짚어내 경영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팀이다. 구광모 회장은 매년 신년 인사를 포함해 공식석상에서 고객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구 회장이 내세우는 LG그룹의 최우선 경영 방침이 바로 고객가치다. 고객가치혁신팀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둔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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