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 제조사 '박원', 전기차용 세라믹볼 양산 나선다 [[PE 포트폴리오 엿보기]]투자사 회수 선택지로 매각 외 IPO 추가, 고밸류 기대감 고조
김예린 기자공개 2023-04-19 08:14:54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08: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베어링 강구 제조업체 박원이 신제품 라인업인 세라믹볼 개발에 성공했다. 전기차 상위 모델에 쓰이는 부품으로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데, 박원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겸비한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R&D) 성과가 빠르게 나타난 덕분에 투자자인 KB증권과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에스티리더스 PE)의 엑시트 선택지도 다양해지는 모양새다.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원은 올해 세라믹볼 개발 양산화 준비에 나선다. 이에 필요한 인증 절차를 밟기 위해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의 중인 단계로, 조만간 설비 구축에 돌입할 계획이다. R&D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따른 행보다.
세라믹볼은 차세대 모빌리티 핵심인 전기차에 활용되는 하이엔드 부품이다. 기존 강철,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소재로 만든 볼베어링 강구는 쇠로 만들어져 전기차에 들어가면 자기장으로 표면이 크게 마모된다. 화재 위험이 적지 않고, 자동차의 수명을 강구가 따라가질 못하는 점이 한계다.
세라믹은 쇠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데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이를 소재로 만든 세라믹볼이 전기차용 부품으로 많이 쓰이는 이유다. 다만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것보다 전기차 생산이 어렵듯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생산에도 정밀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박원은 R&D에 성공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세라믹볼 강구의 등급은 ‘G'로 표기하는데, 숫자가 작을수록 정밀도가 높다. 기술 테스트 결과 박원의 세라믹볼은 G5 등급을 받으며 품질을 입증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셰플러, SKF 등이 최근 국내 박원 공장을 방문하며 직접 품질을 확인하기도 했다.
풍력발전기에 쓰이는 쇠 소재 대형 강구, 중장비에 사용되는 고품질의 중·대형 강구 R&D에도 성공했다. 현재 거래처인 고객사의 승인을 받기 위해 공정심사를 진행 중으로,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고객사들에게 납품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특히 풍력발전기에 쓰이는 대형 강구 개발은 각국에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차원으로, 글로벌 ESG 움직임에 발맞춘 행보라는 평가다.
박원의 신소재 라인업 강화로 투자자들의 엑시트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KB증권과 에스티리더스PE는 2020년 11월 각각 ‘KB소부장1호PEF’와 ‘STL제13호PEF’를 통해 박원에 총 450억원을 투자하며 주요 주주가 됐다. 투자할 당시부터 엑시트 방안으로 매각과 IPO 투트랙 전략을 고려했는데, 작년에는 공모시장 투심악화 등을 이유로 매각 쪽에 무게를 실었다.
올해는 R&D에 성공해 양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엑시트 방안으로 매각을 검토 중인 건 여전하지만, IPO 가능성도 열어두고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지정감사를 받고 있다.
베트남 공장 가동을 시작한 점도 호재다. 베트남 공장은 2020년 준공했으나 코로나19로 장기간 봉쇄될 수밖에 없었다. 작년부터는 코로나19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고객사로부터 받아야 하는 성능 테스트 및 설비 인증 절차 등을 다 마무리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수주물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용 세라믹볼 제조업체가 글로벌 시장에 드문데, 박원은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전략이어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베트남공장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재무제표 수치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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