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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이풍우 대동 기획조정실장 "'압도적 차별화' 만들 것"30년 근속 '열정'…공격적 영업·내실 다지기로 지난해 '외형·수익성' 고른 성과

서하나 기자공개 2023-04-20 08: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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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동은 1947년 설립된 장수기업이다. 국내 최초의 경운기 제조사로 시작해 현재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차별화'를 이루고 미래 농업, 스마트 농업의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풍우 기획조정실장(전무·사진)은 '미래농업 리딩기업'이란 비전을 수립하고 대동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앞으로 스마트 농기계 사업의 양적 성장과 핵심 역량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등 두 개의 성장축을 바탕으로 비전을 실제 사업화할 계획이다.

18일 서울시 서초구 대동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풍우 전무는 "한 기업을 30년 이상 다닐 수 있었던 배경은 대동이 가진 회사로서의 매력도 있었지만 산업군 자체의 매력도 한 몫했다"며 "농업은 가장 기초적인 먹거리와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는 중요한 업이기에 늘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단순한 농기계 제조 영역을 넘어 농업은 이제 자율주행 농기계나 품종개량을 통한 건강 솔루션 등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인류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지가 달렸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1994년 대동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해 30년을 근속했다. 대구 제조공장뿐 아니라 상품 기획, 영업, 해외사업 등 연구소를 뺀 주요 요직을 모두 거쳤다. 직전까지 국내외 영업 서비스를 아우르는 커스터머 비즈니스를 사업부에 근무하다 올해 1월 기획조정실장에 올랐다.

이 전무가 속한 기획조정실은 여타 회사처럼 단·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하는 신사업 업무와 재무·인적자원관리를 포함한 경영지원 업무를 모두 총괄한다. 특이한 점은 산하에 상품기획 부서를 함께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전무는 장기적으로 '서비스 사업'을 대동의 핵심 사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하에 영업·서비스 조직을 기조실 산하로 편입했다.

이 전무는 "기조실 근무 직전 커스터머 비즈니스 사업부에 있으면서 서비스가 성능, 품질과 함께 고객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봤다"며 "장기적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조직을 제대로 키워야겠다고 회사와 함께 판단해 조직을 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동은 고객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동적인 형태를 넘어서 전생애주기단에서 고객을 관리하고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능동적인 형태의 서비스를 지향한다. 우선 회사 차원에서 서비스 사업을 제대로 안착시킨 뒤 이를 독립된 하나의 사업으로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전무는 대동에서 30년을 근속하며 거둔 대표 성과로 '2018년 앙골라 프로젝트'를 꼽았다. 아프리카 앙골라 정부는 당시 광활한 농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농민의 소득수준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고심하고 있었다. 마침 대동은 성장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해외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을까를 고심하던 중이었다.

이 전무는 "대동은 당시에 앙골라 정부와 연계해 단일 규모 1억달러의 농기계 공급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며 "당시만 해도 대부분 미국과 유럽 호주 등이 농기계 시장의 선도주자였는데 앙골라 정부 입장에서 함께 고민한 결과 해외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사업이란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대동은 지난해 두 가지 큰 결실을 거뒀다. 하나는 사상 첫 매출 1조원 달성(연결기준 1억4637억원), 다른 하나는 6%대의 영업이익률 기록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치고 높은 수준인데 직전연도인 2021년 3%대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무려 두 배 이상 개선됐다.

이 전무는 "대동에서 좋은 시기를 놓치지 않고 잘 공략하면서 동시에 내부적인 노력들을 함께 기울여 결실을 맺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외 중대형 트랙터 판매가와 환율 상승으로 대동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이를 놓치지 않고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면서 내부적으론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화와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하는 혁신에 나섰다.

이 전무는 "중요한 건 비용 절감을 하면서도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늘렸다는 사실"이라며 "명확한 비전을 수립하고 좋은 인재를 채용해 조직 규모를 키우는 일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대동그룹은 작년에만 정규직으로 80여 명을 채용했다. 올해도 60여 명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모든 게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가능한 일이란 게 이 전무의 설명이다.

이 전무는 "과거엔 어떻게 하면 농기계 성능을 높이고 편의성을 갖출 수 있을지만 고민했다"라며 "이제는 고객에게 최대의 생산성,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모든 것들이 미래 농업의 모습이자 대동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에게 미래 농업의 모습에 관해 묻자 사람 중심의 자율화되고 스마트한 방식으로의 변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 토양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거나 집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업의 원격화 등이 미래 농업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도 완전히 역전됐다. 몇 년 전만 해도 40% 수준이던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70%가량으로 올라섰다.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7%대를 기록했다는 점도 유의미하다. 북미 시장은 농기계가 가장 선진화된 지역으로 꼽힌다. 대동은 올해 이를 8~10%대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 전무는 "기존에 대동공업이던 사명을 대동으로 바꾸면서 비즈니스에 무한한 확장성이 생겼다"라며 "개인적으로 과거 30년보다 최근 3년간 대동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는데 100년 기업을 앞둔 대동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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