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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를 움직이는 사람들]스타트업의 '손과 발' 최지영 본부장·황은아 실장⑥글로벌 행사 컴업·슬러시드 주최…성장단계별 프로그램 '창업가클럽' 운영

김진현 기자공개 2023-04-25 08:17:10

[편집자주]

2016년 출범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지향하는 목표는 '스타트업하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코스포는 스타트업을 위한 사회적, 정책적 환경을 고민하고 공론화하기 위해 창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발족했다. 출범 첫해 50여개로 출발한 코스포 회원사는 현재 2000개를 돌파했다. 더벨이 국내 스타트업들의 얼굴이자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코스포의 핵심 인력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0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사무국은 2000개 넘는 스타트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스타플레이어들이 활약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들을 돕는 코칭 스태프 역할을 하는 이들이 사무국에 존재한다.

최지영 사업전략본부 본부장(사진·좌)과 황은아 스타트업커뮤니티성장실 실장(사진·우)은 코스포가 잘 굴러가도록 하는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코스포 합류 전 국제단체에서 근무하며 개도국에 IT 기술을 전파하는 일을 돕는 역할을 했었다. 황 실장은 예술인들의 작품활동을 돕는 공공예술센터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과 경험을 확장해 스타트업을 돕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사업전략본부를 이끌며 코스포의 중장기적인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황 실장은 스타트업 구성원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멤버십 고도화를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기구서 익힌 글로벌 감각, 코스포 이식

최 본부장은 1973년생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 마케팅팀에서 2007년까지 근무했다. 35살이 되던 해 스위스 제네바로 유학을 떠난 뒤 MBA를 마치고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수석담당관으로 일했었다.

ITU는 전기, 통신 인프라 개선과 보급을 목표로 활동하는 유엔개발그룹(UNDG)에 속한 국제기구다. 개발도상국에 전기, 통신 인프라를 보급하는 사업뿐 아니라 위성통신 궤도 관리, 무선 주파수 표준화 등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곳이다.

그는 10년간 ITU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특히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을 어떻게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고 경제 개발에 연결 지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업들을 진행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패권국을 중심으로 기술이 고도화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개발도상국이 빠르게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이후 개인적인 결정으로 한국에 돌아온 그는 웹3, 블록체인 스타트업 아이콘루프에 합류해 사업개발이사 역할을 맡았다. 그러던 중 다음커뮤니케이션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최성진 대표에게 코스포 합류를 제안받고 2020년 구성원이 됐다.

코스포의 사업전략본부는 스타트업을 위한 국내, 글로벌 생태계 파트너와 지원기관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역할을 메인으로 하고 있다. 또 ICT규제샌드박스 원스톱지원센터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사업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스타트업들에게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사업전략본부를 이끌며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던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컴업(COME UP)'의 민간 운용사로 코스포가 낙점된 일이다. 중기부는 중장기적으로 컴업 행사를 민간 이양하기로 하고 지난해 공개모집을 통해 운영사를 선정했다. 컴업 행사 초기부터 중기부와 꾸준히 행사와 관련해 소통해 오던 코스포가 운영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해 컴업 행사를 준비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뛰는 스타트업이 필요한 게 뭘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단순히 글로벌을 지향하기 위해 외국 연사를 몇명 초청하고 홍보하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글로벌 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최 본부장은 "한국의 벤처 생태계에 관심이 있는 시장을 타깃으로 해야 하는데 반드시 그게 실리콘밸리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동남아시아와 같은 이머징 마켓 스타트업과의 협업의 장을 마련하거나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기획을 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올해도 컴업 행사를 스타트업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로 잘 준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컴업과 별개로 올해는 부산시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코스포는 매년 핀란드에서 열리는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슬러시(Slush)'의 파생 행사의 운영권을 얻어냈다. '슬러시드(Slush'D)라는 명칭의 행사가 올해 6월 부산에서 열린다. 코스포가 슬러시드 개최 도시로 부산을 정한 건 스타트업 생태계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2의 도시지만, 스타트업 생태계 면에선 여전히 낙후된 부산에서 글로벌 행사를 열면서 스타트업 허브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수도권을 통하지 않더라도 펀드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도록 하는 게 기본적인 목표다"며 "로컬의 문제를 글로벌한 시각과 설루션으로 풀어보려는 시도다"고 말했다.

◇코스포 초기 멤버, 스타트업 커뮤니티 '울타리' 만드는 목수

황 실장은 청주시한국공예관 교육담당, 서울문화재단 공공예술센터 등을 거쳐 2006년 코스포에 합류했다. 초기 코스포가 결성될 때부터 합류해 일을 해왔던 터라 현재의 조직 구성이 갖춰지기까지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황 실장은 "처음에는 법인이 아니었으니까 스타트업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다 했던 것 같다"며 "코스포 회원사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운영하거나, 워크숍을 준비하기도 하고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었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전환 이후 조직 구성이 갖춰지면서 황 실장은 스타트업과 다양한 생태계 참가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꾸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스타트업커뮤니티성장실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스타트업의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역할과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이 조직의 핵심 업무다.

황 실장은 "2017년 법인 출범을 준비할 때 회원사가 200개를 넘어서면서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걸 찾아보자고 해서 스타트업 교육, 세미나, 컨퍼런스 등 기획을 계속 해왔다"며 "이러한 활동이 스타트업과 생태계 파트너가 교류할 수 있는 어떤 울타리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커뮤니티성장실의 대표적 활동은 성장단계별 지원 프로그램 '창업가클럽'이다. 창업가클럽은 비기너, AB, CD, 아너스 라운지 등 성장단계별 그룹을 구성해 배움과 교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전 단계를 경험해본 선배 창업가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창업가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또 네트워크 확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스포 회원사인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로보아르테 롸버트치킨, 트레쉬버스터즈가 호스트로 참여하는 '스타트업 치맥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수제맥주 스타트업과 로봇이 튀겨주는 치킨, 다회용기 스타트업이 시너지를 낸 케이스였다.

*스타트업치맥페스티벌

스타트업의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도 추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캠페인이 'THE창업가'였다. THE창업가는 창업가를 조명하고 올바른 창업가정신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인터뷰,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통해 코스포 소속 창업가들을 조명하고, 이들이 생각하는 창업가정신이 무엇인지를 대중에게 알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는 투자 혹한기를 맞은 스타트업을 위해 '올라운드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무, 법무 컨설팅 뿐 아니라 멘탈 케어 등 실질적으로 창업가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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