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4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잠식을 피했는데 올해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다시금 발행을 단행했다.

부실해진 재무상태와 사업성 탓에 신용등급이 A등급 끝선인 'A-'까지 조정되는 등 크레딧 전망은 녹록지 않은 상태다. 이에 발행 금리도 BBB 등급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차환으로 조기상환 대응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20일 금리 8.1%에 신종자본증권 400억원을 발행했다. 만기는 30년이며 2년 뒤 조기상환이 가능한 콜옵션(Call Option)이 설정됐다. 발행일로부터 2년 뒤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산금리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롯데컬처웍스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것은 1년만이다. 앞서 2021년 6월 400억원(4.2%), 2021년 12월 1000억원(5.3%), 2022년 2월 300억원(5.6%) 규모로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결손금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대주주의 출자없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방법은 자본성증권 발행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가파르게 치솟은 부채비율을 낮추고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증권이다. 채권임에도 만기가 30년 이상이기 때문에 재무재표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2년 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 기간이 오는 6월 도래하는 점도 감안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길지만 스텝업이 적용되는 콜옵션 행사 기간에 통상 상환이 이뤄진다. 사실상 만기 2년의 일반 회사채와 유사하다. 이 때문에 롯데컬처웍스는 이번에 신규 발행 금리가 더 높았지만 차환 발행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2021년 발행 금리는 4.2%였다. 스텝업 적용 금리인 6.2%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발행 금리인 8.1% 보다 낮다. 최근 BBB 등급의 2년물 민평금리가 7.445%에 형성되고 있는데 시장에서 이에 상응하는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부담은 여전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까지 안정적인 재무 건정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9년 자회사로 편입한 베트남 법인의 실적 악화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불가능해졌고 이 과정에서 재무 상황이 극도로 나빠졌다.

이에 해외법인 청산 등을 추진해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대거 줄였다. 지난해 홍콩 법인(Lotte Cinema Hong Kong)을 청산했고 인도네시아 법인(PT LOTTE CINEMA INDONESIA)도 매각했다. 현재 베트남 법인(Lotte Cinema Vietnam Company)만 자회사로 두고 있다.

다행히 2022년에는 2021년보다 상황이 나아졌다. 2021년 2348억원까지 감소했던 매출액은 2022년 4973억원으로 증가했다. 덕분에 2년 전에는 1249억원의 영업적자와 2126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작년에는 8억원의 흑자를 내며 손실 규모를 대거 줄였다.

다만 작년 말 기준 순차입금 비율은 329.32%로 여전히 높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차입금 등을 비롯한 유동부채 규모는 1610억원에 달한다.

1784억원이었던 2021년과 비교해 감소하기는 했다.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컬처웍스는 모회사인 롯데쇼핑을 통해 500억원을 차입하면서 롯데쇼핑, 롯데역사, 롯데인천개발의 임차보증금 344억원에 질권을 설정했다.

차입금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1000억원을 차입했다. 이 중 400억원을 상환했는데 롯데캐피탈로부터 차입한 200억원은 상환 후 다시 빌렸다. 2월 2년물 사모채로 100억원(7.8%)을, 3년물 채권담보부증권(P-CBO)로 200억원(5.661%)을 직접 조달했다.

한편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 6월 롯데쇼핑에서 물적분할된 기업이다. 롯데쇼핑이 지분 86.37%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멀티플렉스 극장 상영과 투자, 배급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한다. 현재 발행 주식총수는 2억주이고 납입 자본금은 244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