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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KKR 창업자들의 조언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3-05-02 09:00:35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는 역사가 꽤 오래되었지만 현대적 형태의 사모펀드 원조는 KKR이다. 현재 업계 4위고 AUM이 약 4700억 달러다. 이 KKR이 2021년에 화제를 낳으면서 세대를 교체했다. KKR의 세대교체가 국내에서도 특히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OB맥주 딜로 KKR이 국내에 잘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새 공동 수장이 한국계 금융인이기 때문이다. 동갑내기들인 스콧 너톨과 조셉 배가 KKR의 새 공동 CEO다.

너톨은 와튼스쿨을 나와 블랙스톤을 거쳐 KKR에 합류했고 조셉 배는 하버드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를 거쳐 KKR에 들어왔다. 너톨은 KKR이 전통적인 사모펀드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투자회사가 되는 데 기여했고 조셉 배는 KKR이 2005년부터 아시아 시장에 대 한 대대적인 공략을 시작한 후 그 중심 역할을 맡았다. KKR의 홈페이지에는 아시아 사업이 회사의 역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성공적인 플랫폼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KKR은 베어스턴즈 출신 3인이 1976년에 창업했다. 그중 이제 79세인 헨리 크라비스와 조지 로버츠는 동갑내기 사촌지간이다. 두 사람 은 일곱 살 때 자전거를 놓고 다툰 이후로는 평생 한 번도 다툰 일이 없다고 한다. 두 사람은 사모펀드계의 역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고 2021년에 공동 CEO에서 물러나 지금은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있다.

크라비스는 "어떤 바보도 회사를 사들일 수는 있다. 축하는 회사를 팔 때 받는 것이다"라는 사모펀드업계에서 바이블과 같은 말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투자은행 내 사모펀드 팀들이 실적 때문에 기업 매수에 과도하게 치중하는 경향을 경고한 말이다.

크라비스는 또 이렇게 말한다. “컴퓨터에서 떨어져라. 사람들과 대화해라.” 로버츠 역시 같은 말을 한다. “재무분석보다 사람에 대한 판단이 더 중요하다. 사람에 대한 감각을 키워라.”

사실 줌으로 대화할 때와 직접 대면으로 대화할 때의 차이는 정보량의 차이다. 직접 사람을 만나 수령하는 정보가 수십, 수백 배 더 많다. 사진과 영상으로 보는 것과 직접 여행을 간 것과의 차이다. 당연히 판단과 의사결정에 필요한 필수 정보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특히,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지, 과장을 하는지는 직접 대화해야 알 수 있다. 사람의 품성도 긍정이든 부정이든 오래 직접 겪어보아야 알 게 된다.

사모펀드 투자의 성패를 가늠하는 가장 큰 요소는 경영자, 즉 사람이다. 사모펀드는 특히 외부의 새로운 역량 투입보다는 기존 자산의 효율적인 재배치와 금융엔지니어링을 주무기로 쓰기 때문에 결국 인적 자원이 투자 결과를 좌우한다. RJR나비스코(1989년, 250억 달러)와 HCA(2006년, 316억 달러). TXU(2007년, 444억 달러) 바이아웃을 포함한 수많은 딜을 통해 사모펀드와 금융투자의 전설로 남은 인물들이 남기는 말을 경청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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