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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을 움직이는 사람들]'매출의 절반' 주택본부 성장 이끈 문왕현 본부장⑤1996년 입사한 28년 금호맨, 전무 승진 후 동탄 어울림파밀리에 '완판' 성과

성상우 기자공개 2023-05-03 07:29:02

[편집자주]

금호그룹은 최대주주인 박삼구 전 회장의 공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작 아들 박세창 사장을 향한 승계 등 지배구조 정리 작업은 아직이다. 경영권과 지배구조 다방면에서 미지수가 많다. 다만 올해 말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정리 절차 완료 후 그룹 중심부에 금호건설이 서야 한다는 점은 어떤 경우에도 달라질 게 없다. 결국 금호건설 덩치를 걸맞은 크기로 키우고 경영을 안착시키는 게 그룹사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다. 금호건설 내에서 이를 풀어나가고 있는 '키맨'들은 누구일까. 그 인물들의 면면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1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왕현 주택본부장(전무)은 금호건설의 주요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본부장급 임원들 중에서 가장 연차가 낮다. 다른 본부장급 임원 3명(조완석·김석호·이명재)은 모두 근속 30년차를 넘겼지만 문 본부장은 올해로 28년차다. 나이도 1969년생으로 본부장들 중에서 가장 젊다. 나이가 더 많은 상무급 임원들을 뒤로 하고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주택본부장 자리를 꿰찼다. 내부에서 그에 대한 능력 평가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본부장의 높은 고과를 받은 배경에는 2010년대 후반부터 이뤄진 주택사업부문의 드라마틱한 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4~5년간 주택부문은 금호건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문이었다. 이 기간 문 본부장은 주택개발담당 상무로 사업 확대의 최전선에 있었다. 회사의 핵심인 주택본부장직을 맡은 건 그간 성과에 대한 보상격인 셈이다.

◇경영혁신TFT·예산기획·IR·자산관리 등 광범위 실무

문 본부장은 서울시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에 금호건설에 입사해 27년 10개월을 재직했다. 입사 후 2017년까지 실무자 시절엔 주택사업을 비롯해 외주하도급·경영혁신TFT·예산기획·IR·자산관리 및 매각·주택개발 등 광범위한 영역의 업무를 거쳐왔다.

건설업계 최초로 전자인증제도를 ERP시스템 내에 도입한 것이 그의 대표 성과로 꼽힌다. 외주하도급 전자입찰시스템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 협력사와 건설사 사이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그밖에 매년 말 시행하는 협력사 평가 시스템을 개선한 것도 주요 성과다. 협력사 평가를 신용평가기관의 검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행하도록 개선함으로써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문 본부장의 진짜 성과는 2016년 주택본부로 복귀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호건설이 주택사업 확장에 시동을 건 시점과 맞물린다. 금호그룹은 2015년 말 채권단 소유였던 금호건설을 되가져온 뒤 회사를 주택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 기간 주택본부는 5800억원 규모의 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전체 주택사업 중 60% 비중이었다.

2018년 이후에는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과 맞물려 공공기관 발주 물량을 크게 늘리고 자체 사업 확대 전략을 펼쳤다. 확실히 먹혀든 전략이다. 금호건설 공공 수주 규모는 2018년 2464억원에서 2020년 1조1021억원으로 급증했다. 분양 규모 역시 2018년 2626세대에서 2021년 6632세대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금호건설이 직접 설계부터 참여해 수주한 설계공모사업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는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 183.2대1 및 최고 경쟁률 2100대1을 기록하며 역대급 성과를 내기도 했다.


◇주택본부 매출 비중 확대 '일등공신', 포트폴리오 다각화 미션

문 본부장이 실무 총괄 임원으로 있던 시절 주택본부의 성장세는 숫자로 온전히 드러난다. 2018년 3000억원대 수준이었던 주택·개발부문 매출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 대비 비중으로는 2018년 23%대에서 2020년 30%를 넘기더니 지난해 말 기준으론 49.8%를 찍었다. 금호건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주택본부가 담당하고 있는 구조다.

토목·플랜트 등 타 사업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주택 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회사 전체의 이익률도 개선됐다. 2017년 2%대였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5% 중반대까지 올라왔다. 주택사업 확장은 회사 사업 체질 개선 및 이익률 제고를 위해 전사 전략차원에서 밀어붙인 사업이었던 셈이다. 이 사업 실행의 최일선에 문왕현 당시 상무가 있었고 계획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전무 및 주택본부장에 오른 지난해 말부터는 새로운 미션이 그의 앞에 놓였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전사 수익성이 떨어지고 주택·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본부장으로서의 첫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다들 쉽지 않을 것으로 봤던 동탄 어울림 파밀리에·숨마 데시앙 단지를 올해 초 타 단지보다 일찍 완판시키는 성과를 냈다. 동탄은 지난해 말 미분양 폭증 사태 및 매수심리 위축의 타격을 크게 받았던 지역이다. 사업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실수요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상품 설계 적용으로 순조롭게 사업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그의 다음 미션은 금호건설의 주택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 채널을 늘리는 것이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 확대를 비롯해 서울 핵심지역에서의 모아주택사업 및 부지 매입을 통한 자체사업 확대 등이다. 불안한 부동산 경기 속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게 그의 최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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