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시프트업, 조단위 밸류 가능할까...공모금액 2000억 이상5월 11일 콘테스트 거쳐 주관사 확정…작년 순이익 200억 불과, "밸류업 전략 필요"
강철 기자공개 2023-05-04 07:20:1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를 본격 시작한 시프트업이 공모 규모를 최소 2000억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 상장사가 보통 공모액을 시가총액의 20~30%로 설정하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1조원 이상의 조단위 몸값을 평가받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작년 7월 시프트업 지분을 매입한 투자자는 당시 밸류를 약 1조원으로 평가했다. 이를 감안할 때 시프트업이 실제 공모에서 원하는 시가총액은 수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작년 순이익이 200억원에 불과한 만큼 획기적인 밸류업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공모가 시총 최소 1조 제시해야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현재 국내외 IPO 하우스로부터 입찰 제안서를 받고 있다. 오는 4일까지 제안서 접수를 마무리한 후 입찰 경쟁에 참여시킬 숏리스트(short list)를 추릴 예정이다. 프리젠테이션(PT)을 포함한 콘테스트 일정은 5월 11일로 잡았다.
지난 4월 24일 배포한 입찰제안 요청서(RFP)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IPO 하우스 대부분이 수령했다. 이들은 RFP에 명시된 요구 조건에 맞춰 지난주부터 제안서 작성을 시작했다.
시프트업은 RFP를 통해 △구체적인 IPO 실행 계획 △공모·마케팅 전략 △예상되는 상장 제도 변화 △적정 수수료 등을 제안하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업황 침체나 승인 지연의 변수로 인해 IPO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질 경우에 대비한 리스크 대응책도 요구했다.
공모 규모가 최소 2000억원 이상인 게임 IPO 딜을 성공적으로 주관한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게임 개발사 상장을 주도한 트랙 레코드가 있다면 보다 유리한 가점을 주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예비 상장사는 통상 공모 규모를 시가총액의 20~30%로 설정한다. 이를 감안할 때 2000억원 이상의 공모 트랙 레코드를 필수 조건으로 넣은 것은 시프트업이 최소 1조원의 시가총액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사가 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IPO와 관련한 여러 트랙 레코드를 요구하긴 하나 구체적인 공모액을 RFP에 명시하는 것은 상당히 드문 사례"라며 "조단위 밸류를 원한다는 점을 주관사 후보에게 미리 알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넷마블의 NH투자증권, 크래프톤의 미래에셋증권, 카카오게임즈의 한국투자증권 등 RFP를 수령한 하우스 대부분이 대형 게임 IPO을 주관한 경험이 있다"며 "공모액 2000억원 기준이 입찰 제안 과정에서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작년 순이익 200억 불과…밸류업 전략 필요
시프트업은 2013년 12월 설립된 게임 개발사다.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등 여러 유명 게임을 제작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창업자는 창세기전 시리즈와 블레이드앤소울의 디자인을 총괄한 아트 디렉터인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다.
중국 텐센트, 카카오벤처스, 위메이드 등 다수의 동종기업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여러 재무적 투자자(FI)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가장 최근인 2022년 7월 투자자로 참여한 이들 FI는 당시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를 약 1조원으로 평가했다.
업계에선 이미 1년 전에 1조원 가치를 평가받은 점을 거론하며 시프트업이 실제 공모에서는 수조원의 시가총액을 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작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승리의 여신: 니케'가 출시 1개월만에 매출액 1억달러를 달성하며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점은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시장 관계자는 "승리의 여신: 니케가 작년 말 소위 대박을 치면서 시프트업의 실적과 영업창출 현금흐름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IPO 시장 침체에 개의치 않고 조단위 밸류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는 하나 현 시점에서 적용할 수 있는 2022년 순이익 200억원으로 수조원의 밸류를 확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주관사가 되기 위해서는 밸류업에 대한 명확한 에퀴티 스토리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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