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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人사이드]양기호 산은캐피탈 대표, 불황 맞춤형 ‘위기 극복 전문가’산은 리스크관리부문장 역임 후 부사장 1년 재직…비서실·인사부 라인 주목

이기욱 기자공개 2023-05-04 07:38:15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캐피탈이 금융시장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관리 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양기호 신임 산은캐피탈 사장(사진)은 한국산업은행에서 리스크관리 부문장을 지냈으며 코로나19 시기에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운영에 참여하며 일선에서 금융시장 위기 극복을 이끈 인물이다. 산은캐피탈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도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확보로 경영 안정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은 부행장→산은캐피탈 부사장→사장선임 루트 유지

산은캐피탈은 최근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양기호 산은캐피탈 부사장을 선임했다. 양 사장은 오는 2025년 4월까지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양 사장은 사장 선임과 함께 이사회 의장 자리에도 올랐다. 산은캐피탈은 이사회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외이사가 아닌 양 사장을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양 사장의 선임으로 최근 산은캐피탈에 형성된 ‘산업은행 부행장-산은캐피탈 부사장-사장’ 루트도 그 공식을 이어가게 됐다. 산은캐피탈은 산업은행이 지분 99.92%를 갖고 있는 자회사다. 오랜 기간 동안 산은 또는 옛 산은금융지주 출신 임원들이 곧장 산은캐피탈 사장으로 선임됐었다.

약 20년 전인 2004년 선임된 이성근 사장부터 2015년에 선임된 구동현 사장까지 총 6명의 전 사장들 중 5명이 산은 이사나 부행장 등을 지낸 후 산은캐피탈 사장에 선임됐다. 2008년 선임된 노치용 사장만이 외부출신(현대증권)이다. 노 전 사장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현대건설에서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친이계 인사로 예외적 케이스로 분류된다.

2018년 김영모 사장이 선임되며 산은캐피탈 사장의 선임 루트에 변화가 생겼다. 산은 출신인 것은 동일하지만 산은캐피탈 부사장을 거친 후에 사장에 선임됐다는 차이점이 있다. 김 전 사장의 경우 2017년 산은 글로벌사업부문장 부행장을 지낸 후 산은캐피탈 부사장에 선임됐다. 부사장을 1년 역임한 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전영삼 전 사장 역시 산은 자본시장부문장 부행장을 거쳐 2019년 2월 산은캐피탈 부사장에 선임됐다. 약 1년 동안 경험을 쌓은 후 이듬해 1월 사장에 선임됐다. 김건열 전 사장도 산은 정책기획부문장 부행장과 산은캐피탈 부사장 수순을 동일하게 밟았다.

양기호 신임 사장도 마찬가지다. 양 사장은 1964년 출생으로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산은에 입행했다. 산은 비서실과 상하이지점 부지점장, 발행시장실장, 기업금융3실장, 인사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후 2018년 혁신성장금융본부장에 올랐다. 2019년 리스크관리부문장에 선임되며 부행장이 됐으며 이후 자본시장부문장을 거쳐 지난해 산은캐피탈 부사장에 선임됐다.

◇부문장 역임 후 이례적으로 부행장 승진…코로나19 극복 기여

양 사장은 산은 부행장 승진 당시 이동걸 산은 회장의 인사 혁신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산은은 부장 이후 본부장 또는 부행장 승진으로 경력이 나눠졌다. 부행장 승진은 부장 단계에서 이뤄져왔으며 본부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부행장 승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 사장은 이러한 암묵적인 룰을 깨고 당시 혁신금융본부장에서 리스크관리 부문장 부행장에 선임됐다. 당시 본부장에서 부행장으로 선임된 이는 양 사장 외 오진교 부행장, 배영운 부행장 등이 있었다.

산은의 비서실 라인 역시 주목할 만하다. 양 사장 직전의 김건열 전 산은캐피탈 사장도 비서실장에서 정책기획부문장으로 승진한 후 산은캐피탈 부사장에 올랐다. 김복규 현 산은 전무이사도 비서실장을 거쳐 정책기획부문장이 됐다. 김 전무의 경우 양 사장과 같은 인사부장 출신이기도 하다.

양 사장은 산은 부행장으로 있으며 굵직한 성과들도 창출해냈다. 대표적으로 리스크관리부문장을 지내며 차세대 시스템 구축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2017년 IT기획부 산하에 있던 차세대추진단은 조직 개편을 통해 차세대추진부로 독립하게 됐다. 차세대추진부가 속한 IT본부는 리스크관리부문 산하에 편제돼 있었고 양 사장이 이를 총괄하게 됐다.

자본시장부문장으로 있을 때는 정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운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SPV는 투자관리위원회에 실질적인 운영 자문을 맡겼고 양 사장은 산은 부행장으로서 위원회에 참여했다. 당시 투자관리위원회는 총 5명으로 구성됐고 장범식 숭실대학교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SPV뿐만 아니라 산은의 자본시장안정화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큰 기여를 했다.

지난 1년동안은 산은캐피탈의 경영 안정화에 힘을 쏟았다. 산은 리스크관리 부문장을 지내며 쌓은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유동성 및 건전성 지표를 집중 관리했다. 지난해말 기준 산은캐피탈의 원화유동성 비율은 163.1%로 전년말(113.8%) 대비 49.3%포인트 개선됐다. 무수익여신비율은 0.37%에서 0.45%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0.5% 미만의 우수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산은캐피탈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확보로 경영 안정성을 강화하는 등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조달여건 악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업금융 중심의 자산성장을 견인하여 회사의 안정적인 장기 성장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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