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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행장 선임, 임추위 주도로 잘 하고 있다" 공정성 논란 의식 '거리두기'…지난달 후보 4인방 업무보고도 불참

송도(인천)=최필우 기자공개 2023-05-04 07:40:07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프로그램과 최대한 거리를 두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선임 절차에서 본인의 주관을 배제해 공정성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최근 있었던 4명의 행장 후보 면접에도 임 회장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임 회장은 인천 송도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 행사장에서 더벨 기자와 만나 "(은행장 숏리스트 선정) 일정은 나도 잘 모른다"며 "관련해서는 임추위가 알아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장 선임과 관련된 언급을 피하기 위해 말을 아꼈다.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ADB연차총회 행사장 우리은행 부스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가운데)과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이 입장하고 있다.

ADB 연차총회에는 4대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이 대부분 참여했다. 당초 행장만 참여하기로 한 곳도 있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위해 개회식에 참여하기로 하자 회장들도 전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임 회장도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 회장은 평소 취채진의 질문을 피하지 않는 솔직한 화법으로 유명하지만 이날 만큼은 답변을 자제했다. 우리금융이 주관하는 행사가 아닌 만큼 본인의 의중을 드러내는 데 신중을 기했다. 또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계 고위급 인사들과 다른 금융지주 회장도 참여한 행사라는 점을 감안했다.

무엇보다 우리은행장 최종 선임 일정이 머지 않았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4명의 행장 후보를 공개하면서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한 바 있다. 당시 공개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이달 말 은행장 선임이 완료될 예정이다. 조만간 2명 안팎으로 숏리스트를 추리고 심층면접에 돌입하는 수순이다.

임 회장은 우리은행장 선임 관련 권한을 대부분 내려놓은 상태다. 대신 우리금융 사상 최초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켰다. 공정한 절차를 위해 본인의 의중을 드러내지 않고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있다. 사외이사나 그룹 임원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관련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1일 오전 진행된 후보 면접에도 임 회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면접은 후보 4명이 담당 업무를 보고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경영 승계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소속 이사회 멤버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선임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였다. 임 회장도 자추위에 속해 있지만 첫 면접을 사외이사들에게 일임했다.

임 회장은 이번 행장 선임을 조직 문화 개혁 마중물로 여기고 있다. 그는 취임 전후로 회장 또는 행장 선임이 계파 갈등에 좌우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전체 임직원 메세지를 통해 "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다는 분석에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다"고 밝혔다. 공정한 행장 선임은 계파 해소와 신뢰 회복 단초가 될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후보와 사외이사들에게 함구령을 내릴 정도로 행장 선임 절차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숏리스트 선정 규모나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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