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소란 언제나 공부 대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원에 대해 기사를 쓸 때면 차라리 희뿌연 연기를 내뿜는 석유화학 공장이나 여러 가지 모양의 2차전지 생각이 간절하다. 재무제표라도 쏙쏙 발라내 숫자나 사업적 히스토리를 끌어낼 수 있다면 좋겠다만 불행하게도 수소는 아직도 먼 미래 얘기다.그럴 때일수록 일하며 만난 취재원들을 집중해서 떠올린다. 탄소중립 에너지를 북돋기 위한 코멘트가 오가는 상황에서도 이익실현은 언제쯤 가능할지, 초창기 사업 계획에서 미뤄진 건 없는지와 같은 품고 있는 질문을 던져야 했다. 그렇지만 이내 집중하게 만든 이들의 공통된 한마디. "저희 자신 있어요".
누군가는 안쓰러워하기도 한다. 당장 청정수소를 개발한다고 해도 유의미한 수요가 없을 텐데 어쩔 거냐고. 수소에 대한 관심이 식었고 청정수소 발전시장 개설 시점은 이미 많이 늦었다고. 그러게 왜 그들은 녹록지 않은 길에 뛰어든 걸까. 강렬한 자신감의 표현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어려운 만큼 기회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수소 경제가 반드시 도래할 거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업계는 안다. 수소라는 건 언뜻 보면 탄소중립 시대에 수많은 대체 에너지원 중 하나에 그치지만 종국에는 개발과 생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는 막대한 에너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걸. 결국 단단한 경제 생태계에 대한 믿음 때문에 투자하고 또 투자한다.
최근 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와 나눈 이야기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그는 "이 얘기만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올 한 해를 우리가 그동안 뿌린 씨앗을 걷어들이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소 사업은 로드맵을 따라 잘 성장하고 있다며 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서도 세계 최대 암모니아 생산 기업 'CF인더스트리'와 루이지애나 지역 내 청정 암모니아 생산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씨앗이 싹트면 또 어떤 열매를 맺는 걸까. 확실한 건 수소 업계가 내딛고 있는 모든 발걸음들은 결국 성공 스토리가 될 것이란 사실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탈모사업 선전' 메타랩스, 1분기 매출 115%↑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불발된 국산 항암제 첫 미국 진출, FDA 사실상 '승인 거절'
- 한화생명, 제도 강화에 킥스비율 하락…연 목표 하향
- [CJ온스타일 vs GS홈쇼핑]리더십의 변화, 홈쇼핑 체질 개선 '속도전'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허가 불발, CRL 수령…진양곤 회장 "리보세라닙 문제 아냐"
- BNK캐피탈, 라오스 MFI법인 운영자금 수혈 나서
- [보험사 해외사업 점검]현대해상, 베트남 법인 가파른 성장에 지분 확대 '시동'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진옥동 회장의 '자사주 사랑'…평가액 '9억' 4대 금융 최대
- 대구은행, 제7 시중은행으로…내부통제 개선 노력 인정
- [Company Watch]엔켐, 주가 고공행진에 첫 '전환청구'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AI의 변신]단숨에 7000억 투자, 그 뒤엔 달라진 재무
- 중저가 모델에 NCM 배터리…기아의 자신감
- [KAI의 변신]'폴란드 FA-50 수출'이 연 우량 기업의 길
- [2024 공시대상기업집단]한국타이어, 낮아진 위상에도 걱정 없어 보이는 이유는
-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재편한 KG모빌리티
- [한온시스템 M&A]기대되는 연결 편입 효과, 해외 법인도 살아날까
- [한온시스템 M&A]"모두 놀랐다" 조현범 회장의 '강력한' 의지
- 풍산그룹 3세 경영 수업 현장은 '미국'
- '10년 최대수출' KG모빌리티의 투자
- [Red & Blue]은둔의 풍산, 이제는 스포트라이트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