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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 분석]'컨트롤타워' 글루업, 프랜차이즈 품은 '사업 지주사'③만랩·아이언가이즈 지분 현물출자로 설립, 최대주주 박경준 대표 '지분율 52.2%'

이효범 기자공개 2023-05-16 08:34:43

[편집자주]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은 외감법을 적용 받는다.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자산이나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면 대상이다. 또는 △자산총액 120억 △부채총액 70억원 △매출 100억원 △종업원 100명 등 4개 조건 중 2개를 충족해도 해당한다. 외감법 적용 결과물은 감사보고서다. 특히 첫 감사보고서는 실적을 비롯해 각종 재무 지표, 현금흐름, 주주구성 등 그간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스타트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신설된 글루업은 올해로 설립 6년차를 맞았지만 벌써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배구조 상 정점에 위치하며 산하에 국내외 8개 계열사들을 수평적으로 거느리고 있다. 모든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모양새다. 사실상 사업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글루업 모태는 자회사로 있는 프랜차이즈 계열사다. 창업자가 기존 프랜차이즈 법인 지분을 현물출자해 설립한 글루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업 정체성을 확 바꿨다.

기업가치를 키우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이 깔려던 것으로 분석된다. 글루업 설립이 F&B 브랜드 커머스 기업으로 탈바꿈해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가 다소 박한 분위기도 이같은 지배구조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글루업은 설립 이후 아기유니콘, 예비유니콘에 잇따라 선정됐다.

글루업 관계자는 "브랜드와 각 사업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져가면서 온라인 커머스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글루업을 설립했던 것"이라며 "또 해외진출과 투자 유치 등을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글루업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글루업은 2022년말 기준 프랜차이즈 만랩(커피)과 아이언가이즈(육고기) 지분을 각각 100%, 92.4%씩 들고 있다. 또 해외 계열사 호주법인(GLUUP AUSTRALIA Pty Ltd), 미국법인(GLUUP USA INC.), 홍콩법인(GLUUP HK LIMITED), 대만법인(GLUUP TW CO., LTD) 등의 지분율을 100% 보유 중이다.

이 외에 태국법인(Gluup thai Co., Ltd)과 호주 유통사 임벤처(IMVENTURE24 Pty Ltd) 지분을 각각 44%, 51% 씩 갖고 있다.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차이는 있지만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모두 연결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배구조 관점에서 보면 글루업이 계열사 지분을 모두 갖고 있는 만큼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지배구조는 사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은 아니다. 박경준 대표와 이계익 부대표가 공동창업하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글루업을 설립했다. 1985년생인 박 대표는 2016년과 2017년 만랩과 아이언가이즈를 잇따라 설립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다 2018년 보유하고 있던 프랜차이즈 법인 지분을 현물출자해 글루업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 부대표 역시 자본금을 태워 공동창업자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박 대표는 일찌감치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2008년 브랜딩 및 마케팅 컨설팅사 Biz&Company를 창업했고 2012년 제조 스타트업 시리즈엑스를 설립해 연쇄창업자 반열에 올랐다. 글루업에서는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브랜드 총괄업무를 맡고 있다. 공동창업자 이 부대표는 1984년생으로 2012년 창업한 IT벤처기업 드림빈을 경영해온 경험이 있다. 글루업을 창업하면서 사업전략과 스케일업총괄 업무를 맡으면서 박 대표와 역할을 분담한다.

단순화하면 글루업 창업으로 '공동창업자-글루업-만랩·아이언가이즈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만들었다. 이같은 지배구조를 통해 글루업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활용하는 F&B 브랜드 커머스 기업으로 탄생했다. 사실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본사의 신사업 확장은 가맹점주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별도의 기업인 글루업을 설립해 해외사업 뿐만 아니라 신사업 등을 시도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확장 측면에서도 한층 자유로워졌다. 실제로 글루업은 건강기능식품, HMR(가정간편식)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투자유치도 한층 용이해졌다.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해진 만큼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기업들에 비해 더 높은 성장성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또 투자를 유치한 글루업이 계열사들의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자금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효율성도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글루업은 설립된 이듬해인 2019년 UTC인베스트먼트, IBK금융그룹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투자 받은 금액은 33억원이다. 2020년에는 시리즈B 라운드를 통해 113억원을 또 투자 받았다. 당시 투자자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위벤처스, SK증권,한화-ATP인베스트먼트, GBK인베스트먼트 등 증권사와 벤처캐피탈(VC)이었다. 2021년 시리즈C 라운드에서 투자금은 167억원으로 더욱 커졌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 UTC인베스트먼트가 팔로우온 투자를 실시했다. 또 신규 투자자로 롯데벤처스, 한국벤처투자, 모루자산운용을 비롯해 KT&G도 투자에 뛰어들었다.

투자 유치 이후 글루업은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2021년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데 이어 2022년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뽑혔다. 다만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공동창업자들의 지분율 희석은 불가피했다. 2022년말 감사보고서 기준 박 대표의 지분율은 52.2%, 이 부대표의 지분율은 3.8%로 나타났다. '기타'로 분류된 지분율 9.8% 외에 투자자로 구성된 지분율은 34.2%다. 글루업의 전체 발행주식 중 보통주는 69.3%, 우선주는 30.7%로 구성돼 있다. 통상 FI들은 우선주 형태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글루업은 이같은 지배구조 아래 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과 같이 F&B 브랜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영토를 넓히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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