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Briefing]'AI' 질문에 15분 할애한 SKT, 향후 전략 방향은서비스·글로벌·테크 등 3대 축 중심 고도화…6월 390억 파라미터 자체 LLM 업데이트
이장준 기자공개 2023-05-15 10:34:08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AI 컴퍼니 전략을 제시하고 국내 테크기업 가운데 가장 발빠르게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의 B2C 서비스 '에이닷(A.)'을 선보였다. 아직 완성도 측면에서 보완할 부분은 많지만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이 이어지면서 에이닷을 향한 내부 구성원들의 기대감도 상당하다.그렇기에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AI 관련 질문이 나오자 SK텔레콤 경영진은 15분에 걸쳐 상세하게 에이닷을 비롯한 AI 전략 방향을 설명했다. 크게 서비스와 글로벌, 테크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다음달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기존의 2배 이상으로 늘린 자체 LLM의 업데이트 버전을 선보인다.
◇세계 최초 한국어 LLM 기반 B2C 상용화 역량 기반 'AI to Everywhere' 박차
"AI 사업과 관련해 업데이트 된 사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 애널리스트가 최근 진행된 SK텔레콤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경영진에 질문했다.
이에 김진원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코퍼레이트플래닝 담당은 "작년에 AI 컴퍼니 전략을 제시하고 마침 챗GPT가 화제가 되면서 시장 자체가 AI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새로운 기술도 빠르게 출시돼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지난 2월에는 MWC 2023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한 AI 서비스와 기술을 활용해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AIX) △Core BM △ESG 등 5대 영역을 중심으로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AI to Everywhere'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다만 'AI 테마'에 편승하려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역량을 축적해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AI 관련 회사의 전략이나 움직임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라며 "2016년 AI 스피커 'NUGU'를 출시했고 2019년에도 자체 개발한 LLM 기반의 코버트(KoBERT)를 적용한 고객센터에 챗봇을 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18년부터 한국어 AI 중심의 토종 GPT-3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2020년에는 KoGPT-2 개발을 완료해 챗봇의 대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발전시켰고 텍스트 처리 역량이 뛰어난 KoBART를 개발해 자연어 이해 및 처리 영역 기술력을 강화했다. 이듬해 4월에는 국립국어원과 한국어에 적합한 차세대 AI 언어 모델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수년간 축적한 역량을 토대로 작년 5월 자체 개발한 GPT-3 기반 한국어 특화 버전이 탑재된 AI 서비스 에이닷의 오픈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한국어 거대 언어모델을 B2C 분야에 상용화한 케이스로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김 담당은 "에이닷 전략 방향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마침 AI 전략을 담당하는 손인혁 담당과 기술 담당하는 김형준 담당이 (컨퍼런스 콜에) 참석하고 있어 당사의 전략에 대해 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UX 대대적 개편, 글로벌 겨냥…기술 자체 고도화+외부 파트너 협력 '투 트랙' 접근
손인혁 에이닷추진단 담당은 AI 사업 고도화 방향을 크게 서비스, 글로벌, 테크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우선 서비스 부문에서는 지난 1년간 에이닷을 운영하면서 파악한 고객 니즈를 바탕으로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손 담당은 "고객 행동에 기반해 UX를 전면 개편하려 한다"며 "개인화 기반의 홈 화면, 고객 친화적인 UX 개편, 14세 미만의 가입을 허용하고 소셜 ID를 지원하는 등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통신사(텔코, Telco)만이 할 수 있는 AI 테크 기반 서비스도 론칭하려 한다. 1분기에 이미 영어 학습, 프로야구 멀티플레이 게임, 제휴 캐릭터 도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 하반기에는 통화내용 브리핑과 같은 AI 전화를 시작으로 텔코 특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좀 더 자연스럽고 스마트한 대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그는 "파트너십을 맺은 스캐터랩과 다음달을 목표로 새로운 SK텔레콤만의 페르소나에 기반한 감성대화 AI 에이전트를 출시하려 한다"며 "아울러 그간의 노하우와 경험 기반으로 SK텔레콤만의 LLM을 대규모로 업데이트해 6월에 그 실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영역에서는 해외 텔코나 빅테크와 제휴를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려 한다. 손 담당은 "MWC에서 글로벌 텔코와 미팅을 통해 각자가 가진 서비스, 기술 역량을 활용해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공동 구축하기 위한 얼라이언스를 제안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조만간 어나운스할 예정"이라며 "유수의 빅테크와 제휴도 병행해 스케일 있는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테크 부문은 김영준 에이닷테크 담당이 배턴을 이어받아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향후 자체 기술 고도화와 외부 파트너 기술 협력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최근 생성형 언어모델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이를 캐치업하려면 대외 협력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김 담당은 "SK텔레콤 자체 기술은 빅테크들이 사용 중인 기술과 데이터 훈련 방식을 적용해 지식대화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기존 180억개 파라미터를 쓴 자체 LLM을 상반기 중 390억개로 늘려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LM 고도화에 핵심 기술인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을 통해 지속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객 요청에 맞는 텍스트로 정확히 연결해줄 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형태의 LLM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멀티 랭귀지 구조에 적합한 통합 랭커도 연내 개발해 보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연내 생성형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과 협력해 기술을 연계하기 위해 국내 다양한 기업과 논의하고 있다"며 "스캐터랩과는 소셜 능력과 지식 대화 능력을 모두 갖출 수 있는 언어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등 기술적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AI 질문에 대답한 시간은 장장 15분에 달했다. 전체 컨퍼런스 콜 시간 가운데 4분의 1가량을 할애한 것이다. 그만큼 시장에서 AI 컴퍼니로 인정받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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